티머니, 조만간 애플페이 연동…신한·KB 합류 ‘눈앞’
트래블카드 중심 해외 결제 경쟁 격화 전망…수익성은 ‘글쎄’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애플페이’를 통한 대중교통 이용이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아이폰·애플워치의 교통카드 기능 연동이 임박한 것으로 보여 신한·KB국민카드를 비롯한 카드업계의 애플페이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통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머니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티머니,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찾아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이는 머지않아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애플의 스마트기기에서만 작동하는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연결된다는 사실을 예고한 것이다. 티머니 측은 “자세한 내용은 추후 업데이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페이는 실물카드를 휴대하지 않아도 신용·체크카드를 앱(App)에 저장해 결제할 수 있는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금융권 최초로 들여왔다.

그간 애플페이는 대중화에 한계가 있었다. 애플페이 결제 방식인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는 국내 보급률이 10%에 불과한 데다, 교통카드 기능이 지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서비스 연동 지원)에 소극적이던 이유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플라스틱 신용카드 없이 간편결제만으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티머니가 애플의 스마트기기에 교통카드 기능 연동을 예고하면서 현대카드 외의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신한카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애플페이 약관 심사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카드 역시 금감원에 관련 심사를 신청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애플페이 도입 확대, 트래블카드 경쟁에 불 붙인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신한·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해외여행 특화 카드(트래블카드)를 중심으로 해외 결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이 효과를 누린 바 있다. 현대카드는 2023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2년 연속 해외 신용카드 결제금액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애플페이로 대표되는 높은 결제 편의성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결제 산업 현황 및 애플페이 확대 영향 점검’ 리포트를 통해 “카드사들은 애플페이의 높은 해외 결제 편의성에 기반한 자사 트래블카드 사용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해외 결제 금액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고객 접점 확대 및 고객 소비 데이터 수집의 창구로 작용해 신규 금융상품·서비스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해당 트래블카드로 카드 사용자를 가둬(Lock-in)둠으로써 국내 결제 시장에서도 점유율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이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애플페이 시장이 확대되면 삼성페이 역시 수수료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3일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애플페이 수수료 부담액은 최대 341억원, 가맹점 단말기 설치비는 약 6000억원”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애플페이 시장이 커지면 기존에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삼성페이도 수수료율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며 “애플페이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는 있어도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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