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삼성화재 누르고 1위 올라
3분기 선두 땐 연간 1위 가능성 커

[인사이트코리아 = 손규미 기자] 김중현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화재가 3분기에도 삼성화재를 제치고 손해보험업계 1위 구도 굳히기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수익성이 큰 장기 인보험 영업 확대, 업계 최고 운용자산수익률을 바탕으로 지난 상반기 순이익 기준 선두 자리에 등극한 바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오는 14일 자회사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그룹의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하루 앞선 13일엔 최대 경쟁자 삼성화재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3분기 실적은 연간 순이익 1위 확정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987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손보업계 실적 선두 자리에 올랐다. 1분기는 다소 부진했지만 2분기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5247억원)을 올려 삼성화재(올 상반기 9539억원)를 334억원 앞질렀다.
메리츠화재의 올 6월말 총자산은 약 44조원으로 삼성화재(86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자산규모가 열세인 상황에서 일군 호실적은 보험 본업의 수익성 확대 효과로 분석된다.
메리츠화재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신계약 매출을 늘렸다. 그 결과, 장기 인보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인보험 신계약 월평균 매출도 1년 전보다 5% 증가한 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조직도 꾸준히 확대했다. 메리츠화재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전속 설계사를 보유한 손보사다. 올 6월말 3만762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늘었다. 이는 2년 만에 1만50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업계 전속 설계사 수 2위인 삼성화재(2만4073명)와도 1만명 이상 차이가 난다.
‘손해율 악재’ 車보험 비중, 3분기 선두 가른다
손보업계에서는 이번 3분기에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은 메리츠화재가 우위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대다수 손보사는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삼성화재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와 달리 메리츠화재는 대형 손보사에 비해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 비중(5.6%)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손실 폭이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운용자산이익률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 회사 운용자산이익률은 상반기 기준 4.5%로 손보업계 평균(3.2%) 및 삼성화재(3.1%)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는 보험손익 부진을 투자손익으로 만회하는 모양새다. 보험 영업 환경 악화로 본업 이익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자산운용 역량이 보험사 실적 성패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성과를 두고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의 ‘가치 총량 극대화 전략’의 결실로 판단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성과주의 기조와 김 대표의 가치 총량 극대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위주 경영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가치 총량 극대화 전략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는 단순히 매출 규모를 키우는 외형 성장을 지양하고 수익성과 미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질적 성장 전략을 말한다.
이를 위해 고수익 구조의 장기 보장성 보험(장기인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한 자동차보험은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 위주의 디마케팅 전략을 유지하며 비중을 조절했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초기 선제적이면서도 기민하게 대응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자본 효율성을 확보하고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IFRS17 아래서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을 크게 늘렸다. 이는 순이익 증가로 이어져 메리츠화재가 업계 2위로 올라서는 데 기여했다.
한편, 김 대표는 올초 신년사에서 “지난해는 1등을 위한 힘을 축적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1위 달성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리딩 손보사를 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