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증권사는 옵션을 게임처럼 홍보하고,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모델은 ‘페이커’가 합니다. 마케팅도 좋지만, 이대로 괜찮을까요?”최근 기자가 대학원 소비자행동 수업에서 교수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과도한 투자 열기,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포모(FOMO)’, 늘어나는 ‘빚투’, 무분별한 가상자산 투자. 이 같은 분위기에 투자의 경계심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있다.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며 개인 재테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월급으로 자산을 늘리는 데 한계를 느낀 현 세대는 투자 시장에 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몇 년간 한국 기업사에서 가장 무거운 사법적 굴레를 짊어진 경영자였다. 국정농단 사건, 경영권 승계 의혹, 회계 부정 논란 등으로 인해 ‘산 넘어 산’식의 재판이 이어졌다. 결국엔 한동안 영어의 신세가 되기도 했다.그러다보니 이 회장 본인 뿐 아니라 그를 보좌하는 경영진들에게도 ‘사법 리스크 탈피’가 지상과제가 됐다. 자연스레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아졌고 글로벌 투자·M&A 전략의 속도도 눈에 띄게 둔화했다.이렇게 이 회장과 삼성의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는 작년과 올해에 걸쳐 주
[인사이트코리아 = 이세령 기자] 그야말로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춘추전국시대다. 지주택은 당초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됐지만 제도적 허점과 감독 부재로 투기와 분쟁의 온상이 됐다. 이에 정부는 결국 ‘폐지’ 검토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전국에서 추진 중인 지주택 사업은 2024년 말 기준 618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사업 중에서는 지연, 조합원 간 갈등, 심지어 분양권 사기까지 발생하며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제도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52개 조합에서 총 641건의 법
디지털 전환, AI, 글로벌 경쟁, 산업경계 붕괴, 개방 속의 보호주의…. 기업이 활동하는 무대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거세다. 이 속에서 경영은 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시대와 상황은 달라지지만 경영이 수행하는 과업은 동일하다. 그것은 기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 과업을 수행하는 최고 책임자는 최고경영자(CEO)다. CEO는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어떻게 더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일, 곧 RIGHT THING을 찾는 것이 출발점이다. 올바른 과업을 찾고, 그 과업을 수행하는 항로를 찾는
[인사이트코리아 = 이창수 전문위원] 은 전편에 걸쳐 어떻게 해야 최소한의 대가를 지불해 전쟁에서 승리를 획득하고, 개선 장병을 이끌고 귀국할 것인지를 적고 있다. 한마디로 전쟁을 하루 빨리 종식하고 다시 생산에 종사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연구한 ‘병서’라 할 수 있다. 전쟁을 벌여야만 적을 이길 수 있는 상황 아래 전쟁 밑천과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그는 반드시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만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의 개념을 제기했다(마쥔 지음, 임홍빈 옮김,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바야흐로 K방산 전성기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국내 방산 업체들은 3분기에도 실적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방산업 호황 중심에는 해외 수출이 자리한다. 우리 업체가 생산한 무기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유럽, 중동 등 전 세계에 퍼졌고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현대로템 K2 전차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처럼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방산 수출을 도와야 할 국가기관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K방산의
“공자가 말했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子曰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1)”강을 건너 바위산을 휘돈다. 들녘을 지나며 지천인 수선화 향(香)을 품은 바람이 둥지를 찾는 해거름. 그때 절벽에 용트림하듯 뿌리박은 유구한 솔잎들이 황금빛 노을빛에 하늘거리며 부드럽게 손짓했다. 화면은 맹렬한 한파의 절대고독을 껴안은 생략과 응축의 화풍이다. “큰 소나무는 천년이 지나면 그 정기가 청우(靑牛)로 변하여 복귀(伏龜)가 된다.2)”는 그 고고한 상록의 생명성이 화의에 깃들었다.오오 불
“내 성품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화의(畫意)로서의 ‘소나무’이다. 잘려나가고 꺾인 굴곡진 풍파에도 선비정신과 기개를 잃지 않는 끈기 있는 그 힘에 매료된다. 무엇보다도 소나무의 근본적인 정신을 내 화업에서 찾으려 한다.”가을비 낙숫물소리가 툭툭 떨어지며 세월의 기억들이 처마에 걸려 철없이 아롱거리던 날이었다. 경기광주퇴촌 이창조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나는 전주(全州)도심에서 자랐다. 유년시절 집에서 잔치를 하면 소리꾼을 불렀다. 판소리와 춤이 있는 풍류(風流)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그렇게 ‘우리 것의 멋’을 보고 느끼며
[인사이트코리아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코스피가 지난 10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국장(국내증시)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던 증시가 3000을 넘은 지 넉 달 만에 ‘4000피 시대’를 열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68%로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1위다. 한국 증시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행진하는데도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달리 여전히 주식을 던진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순매수(1조3000억원) 규모의 4.7배다. 반면
14년째 애플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65세라는 나이 때문일까.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 준하는 그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적절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 애플의 최근 성과가 원인이다.시장 조사 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애플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56%, 삼성은 23%였다. 1년 뒤 2025년 2분기 애플의 점유율은 49%, 삼성은 31%가 됐다. 1년 전 33% 격차가 18%로 좁혀졌다. 이것은 충격적이다. 애플의 본고장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한국 서브컬처 게임시장이 시끄럽다. 스마일게이트 서브컬처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가 주인공이다. 카제나 관련 인터넷 게시판은 출시 하루만에 성토글로 뒤덮였다. 게임을 풍자하는 AI 이미지와 영상이 들불처럼 퍼져 나갔다. 스마일게이트가 7년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이지만 출발부터 삐꺽이는 모습이다.이번 논란은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대표 겸 디렉터를 포함한 카제나 제작진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발생한 시행착오에 가깝다. 서브컬처에 로그라이크 덱빌딩 요소를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는 좋았다
기업들이 중대재해 공포에 떨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산업재해와 전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 사람이 죽는 건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일로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못 박았다. 산업계 전반에 대한 경고이자 산재 사망사고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기업과 임원들이 무서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처음 시행됐다. 2024년부터는 업종 상관없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이 법이 무서운 것은 처벌 대상이 회사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이
[인사이트코리아 = 박현주 기자] 식품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중심 식품사 실적은 여전히 제자리다.2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식품 상장사 가운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오리온, 농심, 삼양식품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 세 곳뿐이다.삼양식품 영업이익 추정치는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고 농심 445억원, 오리온 1423억원으로 각각 18%와 4%의 성장이 예상된다.반면 CJ제일제당 영업이익은 6.8% 줄어든 3880억원, 오뚜기
[인사이트코리아 = 박지훈 기자] 요즘 중신용자의 은행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은행들이 경기가 어려워지자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어서다. 중신용자는 1금융권에서 갈 곳을 잃고 2금융권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중신용자는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 870점부터 약 800점 구간에 해당한다. 이들 중 가장 신용상태가 양호한 사람들은 대체로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낮으면 연 5% 후반대의 금리로 받을 수 있다. 즉, 6% 미만 금리를 적용받으면 고신용자로 볼 수 있다.실제로 은행연합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지난 9월 한 달 간 카드업계 최대 이슈는 롯데카드 사이버 침해 사고였다. 200기가바이트(GB) 규모 데이터 유출로 고객 297만명 개인정보가 털렸다. 이 가운데 28만명은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번호,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새어 나가 부정 사용에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이번 사고는 보안 업데이트를 소홀히 한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롯데카드는 고객 결제 정보 서버 관리에 미국 오라클사 웹로직(WebLogic)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는데, 2017년 보안 패치 과정에서 4
[인사이트코리아 = 이창수 전문위원] 한국은 12월에 겨울이 오고 2월, 늦어도 3월이면 겨울이 끝난다. 그리고 강설량도 많아야 20~30㎜로 눈이 쌓여도 차량을 운행하는 데 그리 큰 지장이 없다.하지만 북미의 겨울은 상황이 다르다. 필자가 2년간 거주한 미국 위스콘신주의 경우 11월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3~4월은 돼야 추위가 물러가니 겨울이 6개월은 유지된다. 눈이 한 번 내리면 3~4일간 지속적으로 내리는 경우도 많아 그냥 내버려 두면 밖으로 난 출입구를 열 수도 없고 밖에 주차한 자동차 문도 열기 어려울 정도니 겨울의 강설
[인사이트코리아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세계인이 즐겨 찾는 K-스낵이 박물관 보물과 만났다. 식품기업 오리온이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보물을 담은 ‘비쵸비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을 9월말 선보였다. 한국 대표 문화유산을 제과 제품에 담은 것은 처음이다.이번 협업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박물관 소장 유물을 상품 패키지와 개별 포장에 담아 문화유산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K-컬처 열풍을 발판 삼아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美)과 다채로운 맛(味)을 결합한 것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마무리되는 듯싶었는데 상황이 꼬였다.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3500억 달러 투자 때문이다. 자칫 한국은 천문학적 돈만 대고 손가락만 빨 소지가 있다. 이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터졌다. 조지아 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건설 현장에서 한국 기술인력 317명이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을 불법 근로자로 잘못 인식하고 한 일이지만 미국의 엄청난 실수였다.이들은 단기상용(B1)과 이스타(ESTA·미국 무비자 전자여행허가제) 비자를 갖고 있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서와 화(畫)는 도가 한 가지이다.1)”중국서한과 동한시대 중간인 신(新)의 ‘낭야군계역각석’을 추사가 보았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추사생존 때는 발굴되지 않았던, 삐뚤삐뚤하지만 억겁풍상을 이겨낸 우주질서의 숨결을 품은 탁본은 추사가 만년에 남긴 무기교의 순수유희 ‘판전(板殿)’서체와 묘하게 오버랩 되었다. 중국문자는 상(商) 갑골문, 주대(周代)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金文), 춘추전국을 지나 진(秦)이 통일을 이룬 시기 “직선적이며 장식성이 적은 간편한 서체, 즉 예서(隷書)가 싹트고 있었다. 진과 전한시대에 걸쳐서 발생되었던
“나는 지하에서 새롭게 출토된 문자자료(고문자학)들을 주로 공부했다. 이를테면 선진시대(先秦時代) 갑골문, 청동기명문(金文), 간백(簡帛) 등으로 중국을 주류하며 현지를 직접 발로 뛰면서 공부했다.”서울군자역 인근, 한국서단의 거목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1911~1976)과 남전 원중식(南田 元仲植,1941~2013)서법을 계승하는 시계연서회(柴溪硏書會)서실에서 금석학자이자 서예가 박재복 교수를 만났다.“나는 자금성(紫禁城), 유리창(琉璃廠), 법원사(法源寺), 옹방강(翁方綱)의 석묵서루(石墨書樓), 완원(阮元)이 머물렀던 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