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8개월 남았던 김덕환 대표 사의 표명
임추위, 신임 대표 후보에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 추천
수익성 개선·PLCC 최강자 수성 등 새 대표 ‘과제’

현대카드가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을 새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현대카드, 편집=남빛하늘>
현대카드가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을 새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현대카드, 편집=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현대카드가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리더십 교체에 나섰다. 전임 김덕환 대표가 임기 만료 8개월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한 데 따른 것으로, 그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을 신규 대표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사는 김덕환 대표가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뤄진 후속 조치다. 당초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으나, 8개월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덕환 전 대표 사임은 스벅 PLCC 균열 탓?

김 대표의 퇴임 사유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스타벅스와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파트너십 균열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PLCC란 특정 기업과 제휴를 맺고, 그 브랜드에 집중된 서비스·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말한다.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PLCC 시장을 처음 개척한 카드사다. 2015년 5월 ‘이마트e카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9개 브랜드와 협업해 40여종의 PLCC를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해 오고 있다.

현대카드는 2020년 10월 스타벅스와 함께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출시했다.<현대카드 홈페이지>
현대카드는 2020년 10월 스타벅스와 함께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출시했다.<현대카드 홈페이지>

이 가운데 스타벅스는 현대카드의 PLCC 전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파트너사로 꼽힌다. 양사는 지난 2020년 10월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동맹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두 회사의 돈독했던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았다. 스타벅스가 올해 하반기 현대카드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파트너십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나선 까닭이다. 현재 스타벅스는 복수의 카드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PLCC 제휴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임추위가 조 후보자의 PLCC 업무 역량을 콕 집어 높이 평가한 점이 주목된다. 임추위는 “PLCC본부장 재임 시에는 PLCC 사업의 고도화를 이끌어 냈다”며 “파트너사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 20여곳과의 파트너십을 돈독히 한 것은 물론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협업이 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PLCC 비즈니스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흔들리는 PLCC 입지를 다잡기 위한 현대카드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신용판매 1위지만…수익성 ‘고민’

최근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점도 이번 리더십 교체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신용판매 점유율 1위에 오르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법인 구매전용 카드 실적이 높은 탓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현대카드의 신용판매액은 71조1126억원으로, 8개 전업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신용판매액은 국내외에서 신용카드로 승인된 모든 금액을 합산한 수치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장기카드대출(카드론)·체크카드 이용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법인 구매전용 카드 매출을 제외하면 순위가 1위 신한카드(67조6041억원), 2위 삼성카드(64조2669억원), 3위 현대카드(63조423억원)로 바뀐다. 법인 구매전용 카드는 기업간 거래에서 어음이나 외상 거래 대신 사용하는 상품이다. 매출 규모는 크게 잡히지만,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수익은 거의 없다.

여기에다 당기순이익도 업계 상위권에서 밀려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삼성·신한·KB국민카드에 이은 4위다. 영업수익은 9.3%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10.7% 불어난 영향이다.

한편 조 후보자는 1970년생으로 1996년 삼성카드에 입사하며 카드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4년에는 현대카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전략, 신용판매기획, 고객관계관리(CLM), 금융영업 등 카드 비즈니스의 핵심 영역을 두루 거쳤다.

2016년 상무로 승진한 조 후보자는 2017년 5월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했다가, 2018년 11월 다시 입사했다. 이후 범용신용카드(GPCC), PLCC, 금융·법인사업, 카드영업 본부장을 역임했다.

현대카드 임추위는 조 후보자에 대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금융 산업 환경 속에서도 미래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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