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 1분기 중 서비스 연동 준비...하나·우리카드도 검토
컨택리스 결제 확대...NFC 단말기 보급도 속도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최근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설이 제기되면서 컨택리스(Contactless·비접촉식) 결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페이 결제 단말기 보급이 빨라지면 자연스럽게 컨택리스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중 애플페이 서비스 연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늦어도 상반기에는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우리카드도 애플페이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다만 이들 카드사 역시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실물카드를 휴대하지 않아도 신용·체크카드를 앱(App)에 저장해 결제할 수 있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카드가 2023년 3월 금융권 최초로 론칭한 이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시장에선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추가 진입과 함께 컨택리스 결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컨택리스는 물건을 계산할 때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꽂거나 긁지 않고 찍는 방식을 말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처럼 말이다.
컨택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단말기에 직접 접촉 없이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호주·싱가포르·영국·홍콩 등 주요국 컨택리스 결제 비중은 95%가 넘을 정도다.
반면 한국은 컨택리스 결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국내 컨택리스 결제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이 60%~70% 이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유독 뒤쳐지는 이유는 결제 단말기가 부족해서다. 컨택리스 결제를 하려면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 규격을 적용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필요한데, 국내 전체 가맹점의 보급률은 10% 안팎으로 알려진다.
대신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단말기가 상용화되고 있다. NFC가 전자기기 내 칩에 적힌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라면 MST는 옛날 신용카드처럼 마그네틱 띠에 내장된 정보를 읽어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삼성페이의 경우 두 방식 모두 지원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여전히 삼성페이가 우세해 MST 방식 결제가 일상화 돼있는 상황”이라며 “컨택리스 결제에 대한 관심도도 워낙 적어서 지금까지 활성화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앞으로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연동이 현실화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카드사가 많아질수록 덩달아 NFC 단말기도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컨택리스 결제 대세로 자리잡을 듯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인사이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현대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던 애플페이를 다른 카드사가 도입한다면 NFC 단말기 보급률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추후 교통카드 기능까지 장착될 경우 컨택리스 결제 이용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컨택리스 인지도도 높아졌다. 글로벌 기술기업 비자에 따르면 컨택리스 카드·결제에 대한 인지도는 2023년 59.8%에서 2024년 80.5%로 늘어났다. 해외여행 활성화로 컨택리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택리스의 편리함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늘며 카드사에서도 이를 지원하는 카드들을 조금씩 내놓고 있다”라며 “이런 요구들이 많아지면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게 될 수 밖에 없고 결국 컨택리스 결제가 대세로 자리 잡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