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은평빌리지’ 운영 시작…하반기 2곳 추가 개소
신한라이프·삼성·하나·KDB생명도 시장 공략 ‘잰걸음’

생명보험업계가 시니어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 찍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챗GPT>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올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생명보험업계는 시니어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니어 사업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요양·돌봄·주거·건강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시니어 시장에 진출한 곳은 KB라이프다. KB라이프는 지난 2023년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12월 KB손해보험이 설립한 금융권 최초의 요양 사업 자회사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열었고, 2022년 12월에는 첫 실버타운 ‘평창 카운티’를 선보였다. 이달 19일에는 서울 강북권 최초의 프리미엄 요양시설 ‘은평빌리지’ 운영에 들어갔다. 오는 8월과 10월에는 ‘광교빌리지’ ‘강동빌리지’ 개소를 앞두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시장에 참전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월 기존 헬스케어 자회사였던 신한큐브온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변경하고, 시니어 사업 전담 회사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같은 해 11월 돌봄시설 ‘분당데이케어센터’를 열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하반기에 경기 하남시 미사에 첫 번째 요양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다. 2027년 서울 은평구에 실버타운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요양시설 4곳과 실버타운 2곳 등 총 6곳을 오픈하는 게 목표다.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도 시니어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시니어리빙 태스크포스(TF)’를 ‘시니어Biz팀’으로 승격시켰다.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하나생명도 최근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 요양 사업을 담당할 자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KDB생명도 지난해 12월 요양서비스 산업을 부수 업무로 신고하고, 본격적인 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급격한 저출생·고령화…생보업계, 시니어로 눈 돌린다

생보업계가 시니어 사업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변화하는 인구구조가 있다.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생·고령화로 보험 가입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보험 산업이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탓이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가 지난해 말 2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 가구가입률은 84.0%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3.0%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도 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층을 위한 요양업 등 돌봄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요양시설·실버주택 분야에 보험사 진입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니어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뚜렷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시니어 산업 규모는 2020년 약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보험사의 자회사가 요양시설과 연계한 시니어 푸드 제조·유통업까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또 토지 용도 제한으로 요양 자회사가 불가피하게 용도 이외의 업무를 하는 것도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100% 요양시설 운영만 가능해 제한이 많았으나, 이번 조치로 보다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시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생애 전반을 보살피는 생명보험업과 연관성이 높다”며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앞으로 생보업계의 시니어 사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