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4년 만에 킥스비율 130%로 20%p 낮추기로
해약환급금준비금 규제도 완화…보험사 배당 여력도 늘어날 전망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권고치를 현행 150%에서 130%로 20%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이번 조정으로 자본 확충 부담에 시달리던 보험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챗GPT>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권고치를 현행 150%에서 130%로 20%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이번 조정으로 자본 확충 부담에 시달리던 보험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챗GPT>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권고치를 현행 150%에서 130%로 20%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이번 조정으로 자본 확충 부담에 시달리던 보험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킥스비율은 가용자본(자본)을 요구자본(부채)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쉽게 말해 보험금 청구가 발생했을 때 가입자들에게 제때 내어줄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보험업법상 모든 보험사는 킥스비율 100% 이상을 충족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자본 확충 부담 덜어낸 보험사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보험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 입법·규정변경 예고를 실시했다. 예고 기간은 6월 9일까지로,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3분기까지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현재 150%로 설정된 후순위채 중도상환 및 인허가 요건상 감독기준인 킥스비율을 130%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킥스비율이 하향 조정되는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그간 보험사들은 금융당국 권고치를 맞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힘써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액은 4조72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8조6550억원)의 절반을 이미 넘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킥스비율 규제가 완화되면서 당국 권고치에 근접했던 보험사들이 한시름 덜게 됐다. ‘빅3’ 생명보험사로 분류되는 한화·교보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은 각각 165%, 166%를 기록했다. 동양생명(154.7%)과 현대해상(155.8%)도 150%를 가까스로 넘겼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로 킥스비율이 150~160% 수준이었던 보험사들이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사 차원에서 긴축적인 관리를 할 수 있게 됐고, 후순위채 발행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배당 여력도 확대될 전망

이와 함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요건도 20%p 완화됐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고객이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미리 쌓아두는 돈을 의미한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킥스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80%만 적립하도록 했다. 해마다 10%p씩 낮춰 올해 190%가 기준이었는데, 이를 170%까지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현행법상 배당은 순자산에서 자본금·미실현이익·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을 제외한 금액에서 할 수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줄어들면 배당 가능 재원이 늘어나는 구조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업권이 개선된 제도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과 시장 모니터링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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