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유상증자 단행
“시장 내 선도적 지위 공고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생·고령화로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생명보험업계가 시니어 사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문철 사장이 이끄는 KB라이프가 이 시장의 ‘리딩 컴퍼니’ 입지를 다지며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지난 6일 요양 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의 사업 확대와 신사업 투자를 위해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KB라이프는 KB금융그룹 시니어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은 계열사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요양시설 인프라 확장을 넘어 미래성장 동력 마련의 기틀을 마련함과 동시에 요양 시장 내 선도적 지위를 공고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당초 KB금융은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은퇴노후준비 활성화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 KB손해보험 중심의 요양 사업을 추진하던 터였다. 실제로 KB손해보험은 약 1년 동안 해외 선진 사례 벤치마킹를 벤치마킹하고, 국내외 학계·업계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거쳐 2016년 12월 금융권 최초의 요양 사업 자회사인 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그러던 중 2023년 10월 KB라이프가 KB손해보험의 KB골든라이프케어 지분을 100% 인수하며 KB금융그룹의 시니어 사업 주도권을 가져왔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시니어 시장에 뛰어든 케이스로 보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생명보험업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특성을 지닌 만큼 그룹 내 시니어 전략 주체를 KB라이프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위례 빌리지’ ‘서초 빌리지’ ‘은평 빌리지’ ‘평창 카운티’를 비롯해 강동·위례·은평 데이케어센터 등 총 7개 시설을 운영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광교 빌리지’ ‘강동 빌리지’ 등 신규 요양시설 개설을 앞두고 있다.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골든라이프케어의 영업수익은 2020년 65억원에서 2021년 84억원, 2022년 113억원, 2023년 125억원, 2024년 147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ICT 접목한 요양서비스로 ‘차별화’
올해 KB라이프는 시장 선두를 지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쟁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하나생명이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KB라이프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시니어웰니스추진파트’를 신설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특히 단순 요양시설 설립·운영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서비스 구축에 나서며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KB골든라이프케어 시니어케어 요양돌봄컬설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요양과 돌봄에 관심 있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주요 기능은 ▲요양제도 안내 ▲돌봄지수 체크 ▲요양상담 ▲요양기관 안내 등 네 가지다.
‘요양제도 안내’는 장기요양보험 제도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돌봄지수 체크’는 건강 상태를 9단계로 분석한 개인 맞춤형 케어 리포트를 제공한다. ‘요양상담’은 전문 간호사가 1대1 맞춤 상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요양기관 안내’는 조건에 맞는 기관을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돕는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이번에 유상증자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자금은 통합케어 시스템 개발, 정보보호 네트워크 고도화 등 ICT 기반의 미래형 서비스 구축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B금융도 그룹 차원에서 KB라이프의 시니어 사업 공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KB국민은행, KB라이프, KB손해보험 등이 참여하는 시니어 사업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이르면 이달 범계열사가 공동 활용할 특화 브랜드를 출범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KB라이프 관계자는 “고령사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확대와 디지털 기반의 시니어케어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요양산업을 선도하는 KB금융 계열사로서 고객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지속가능한 시니어 돌봄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