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1조3941억원…사상 최대 반기 실적
고수익 건강보험 판매 호조…보험손익 ‘쑥’
하반기엔 미래 먹거리 ‘시니어 사업’ 공략 본격화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가 상반기 1조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이끌며 업계 ‘맏형’ 지위를 공고히 했다. 고수익 건강보험 판매 호조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시니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394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동기(1조3685억원)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삼성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 ‘빅3’로 꼽히는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0.8% 감소한 461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업계 1·2위 간 실적 격차는 9326억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번 실적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보험손익이다. 통상 보험사 수익은 크게 보험과 투자로 나뉘는데, 보험 부문 손익은 상품을 판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업에서 발생한다.
최근 보험업계는 업황 부진으로 보험손익이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개선된 신한라이프·KB라이프의 경우에도 보험손익은 각각 9.1%, 7.4% 감소한 바 있다.
반면 삼성생명은 전년 대비 16.8% 증가한 8313억원의 보험손익을 기록했다. 고수익 건강보험 판매 호조로 보험계약마진(CSM)이 개선된 영향이다.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상반기 누적 1조410억원에 달했다.

이제 삼성생명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시니어 시장으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요양·돌봄·주거·건강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시니어 사업은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로 저성장 위기에 놓인 생명보험사들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특히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생애 전반을 보살피는 생명보험업과 사업적 연관성이 높다는 평가다.
연내 요양 사업 전문 법인 설립…생보사 중 네 번째
삼성생명 역시 2023년 12월 홍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 이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기획실 산하에 시니어리빙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지난 한 해 동안 시장과 수익성을 분석해 왔다. 올해 들어서는 해당 TF를 ‘시니어Biz팀’으로 격상시키며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홍 대표는 연초 신년사에서 “시니어, 헬스케어, 신탁 비즈니스 등 새로운 업에 도전하자”고 당부했었다. 이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올해 중 시니어 리빙사업을 본격화하고 헬스케어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노인복지시설 운영업 자회사 설립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분 100%를 출자해 연내 요양 사업 전문 법인 ‘삼성노블라이프(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KB라이프, 신한라이프, 하나생명에 이어 생보사 가운데 네 번째로 요양 사업 전문 법인을 세우게 됐다.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처음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진출로 시니어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대형사로서 이미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방대한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어 시장 니즈를 잘 파악할 수 있다”며 “오랜 기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온 만큼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