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적자 행진’…상품 경쟁력 강화에 ‘승부수’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국내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품 경쟁력 확대를 위해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한편, 반려동물보험(펫보험)·영유아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는 총보험계약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우편·컴퓨터 등 비대면으로 모집하는 보험사다. 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이 이에 해당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도 디지털 보험사들의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캐롯손보와 라이프플래닛은 144억원, 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하나손보·신한EZ손보도 각각 43억원, 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상품 경쟁력 높여 ‘적자 고리’ 끊는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이 같은 ‘적자 고리’를 끊기 위해 ‘상품 다각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장 먼저 캐롯손보는 지난 23일 펫커머스 기업 ‘어바웃펫’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펫보험 상품을 출시, 본격적으로 펫 시장에 뛰어들었다.
어바웃펫은 지난해 12월 실비 보험형 의료비 지원 혜택이 포함된 유료 멤버십 구독 서비스 ‘실비클럽’을 선보였다. 실비클럽의 펫보험은 병원비 지원 범위에 따라 ‘레드’ ‘오렌지’로 나뉘는데, 캐롯의 펫보험은 오렌지 상품으로 제공된다.
실비클럽 오렌지는 반려견·반려묘 모두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진료를 위한 병원 방문 시 총 보상한도(연 50만원) 내 자기부담금(1만원)을 제외한 병원비 전액(100%)을 보장한다. 또 외래·수술 여부와 관계 없이 1일 보상 한도가 없다.
카카오페이손보는 해외여행보험·운전자보험에 이어 ‘영유아보험’을 출시하며 라이프 영역까지 상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0~5세가 걸리기 쉬운 질병만 보아 보험료 부담을 합리적으로 크게 낮췄고, 보통 30년 이상 장기로 가입해야 했던 기존 보험과 달리 1~3년까지 원하는 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신한EZ손보도 기존 운전자보험·레저보험·건강보험에 해외유학/장기체류보험·주택화재보험을 더해 상품 라인업을 5개까지 넓혔다. 여기에 오는 6월 4세대 실손의료보험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 말에는 ‘신한 SOL EZ손보’ 앱을 출시하며 고객 접근성·편의성을 강화했다.
국내 유일 디지털 생명보험사인 라이프플래닛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상품 개발을 이끌 리더(한정수 보험상품 담당)를 영입하고, 상품개발 부서 인력을 두 배 이상 확충하고 있다. 전략적인 상품을 출시해 업계 내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게 회사 계획이다.
하나손보도 장기보험 사업 확대를 위해 이달 초 삼성화재 출신 임원 이규용 전 상무와 양석 전 상무를 장기보험총괄 본부장, 보험요율실 장기상품실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이들은 장기보험 부문 전문가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는 정통 보험사와 달리 설계사 없이 상품을 팔아야 하는 제약이 있다”며 “때문에 회사의 특장점을 살린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상품을 계속 개발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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