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2분기 매출·영업이익 각각 3689억원과 88억원 기록
리니지 M 리부트 서버와 구조조정 통한 인건비 절감으로 적자는 면했으나 여전히 위기
자체 개발작들의 다각화와 동시에 외부 게임사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김택진(왼쪽),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엔씨소프트>
김택진(왼쪽),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엔씨소프트>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적자를 간신히 면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실적개선의 일환으로 외부 게임사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 엔씨는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발표 이전 증권가에서는 엔씨가 12년만에 첫 분기 적자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리니지 M’에서 새로 출시한 리부트 서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이용자 지표가 증가하며 간신히 적자는 면했다.

엔씨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6월 리니지 M에서 출시한 리부트 서버가 유저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여기에 최근 진행한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를 절약하게 된 것도 영향이 컸다”고 언급했다.

다만 적자를 면한 것과는 별개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 75%씩 하락하는 등 현재 엔씨가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번 실적도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실적 개선이 없이는 언제든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이대로 가다가는 3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엔씨는 현재 ‘리니지’ 원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배틀 크러쉬’와 ‘호연’을 잇따라 선보이며 뒤늦게나마 장르 다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배틀크러쉬는 흥행 부진을 겪고 있고, 호연의 경우 모호한 게임성과 더불어 서브컬쳐 유저들과 선을 긋는 행보를 보이며 출시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일각에서는 엔씨가 만드는 작품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엔씨가 쌓아온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엔씨는 MMORPG 일변도를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배틀크러쉬가 흥행 부진을 겪는 등 시행착오의 과정에 놓여 있다”며 “엔씨가 노하우가 쌓여 회사 차원에서의 장르 다변화에 성공하고 주요 게임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에게 이미지를 개선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레이커스.<빅게임스튜디오>
브레이커스.<빅게임스튜디오>

자체 개발작들의 다각화와 동시에 외부 게임사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엔씨는 최근 외부 게임사들에 투자를 이어가며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개발하며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이미지 개선과 노하우 확보에 나섬과 동시에, 유망한 외부 게임사들을 물색하고 이들의 작품을 퍼블리싱함으로서 눈앞에 주어진 과제인 실적개선을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들 회사는 엔씨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덜 하기에 작품에 대한 색안경의 영향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엔씨는 지난달 말 스웨덴의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Moon Rover Games)’에 약 48억원의 초기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서, 5일에는 한국의 서브컬쳐 전문 게임회사 ‘빅게임 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의 지분 및 판권투자를 진행했다.

문 로버 게임즈는 협동 FPS 장르의 작품 ‘프로젝트 올더스’를, 빅게임스튜디오는 서브컬쳐풍 RPG ‘브레이커스’를 각각 개발하고 있다.

특히 빅게임 스튜디오에 투자를 진행한 것은 그동안 서브컬쳐 장르에 거부감을 보여오던 엔씨소프트가 해당 장르에도 관심을 가지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실제로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빅게임 스튜디오 투자를 진행하면서 “브레이커스 퍼블리싱은 엔씨의 게임 포트폴리오 확장에 유의미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르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엔씨에게 있어 서브컬쳐 게임은 언젠가는 도전해야 할 장르지만, 이와 관련된 서비스 경험이 전무한 엔씨의 상황상 ‘맨땅에 헤딩’으로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이번 신작 ‘호연’에서 엔씨가 서브컬쳐 장르와 대놓고 선을 그은 것도 이같은 문제를 고려한 행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브컬쳐 전문 게임사와 손을 잡은 것은 엔씨가 해당 장르에 자연스럽게 진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유저층을 확보하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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