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28일 호연 한국, 일본, 대만에 동시 출시
장점도 일부 있었으나 여러 단점 지적되며 아쉬운 평가
2024년, 엔씨의 ‘고난의 행군’ 될까

호연.<엔씨소프트>
호연.<엔씨소프트>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리니지 일변도에서 탈피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는 28일 오전 10시에 ‘호연’을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개 지역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해당 작품은 엔씨의 대표격 지적재산권(IP)인 ‘블레이드 앤 소울’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프로젝트 BS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작품이다.

호연은 엔씨가 올해 출시한 ‘배틀크러쉬’와 함께 엔씨의 ‘탈 리니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 될 작품으로 각광받아 왔다. 엔씨는 ‘쓰론 앤 리버티(TL)’의 실패를 기점으로 기존의 리니지식 MMORPG에 한계가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뒤늦게 장르의 다변화에 나섰다. 배틀크러쉬와 호연은 엔씨의 이같은 변화를 알리는 효시격 작품이었다.

그러나 엔씨의 야심작 호연은 출시 첫날부터 불안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대형 서브컬쳐 게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스토리 풀 더빙과 PvP(플레이어간 경쟁)에 집착하던 엔씨 특유의 기조에서 벗어나 PvE(플레이어vs환경)에 방점을 둔 게임 방향성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고기환 엔씨소프트 디렉터는 호연의 출시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MMORPG 콘텐츠 중 PvP말고 PvE를 좋아하는 이용자들을 주요 타겟층으로 잡았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024년에 나온 게임치고는 수준이 낮은 모델링, 수동과 자동이 애매하게 섞인 게임의 전투 시스템, 시대에 뒤떨어진 대사와 연출 등의 문제가 지적되며 유저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아쉬운 평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저는 “게임이 완전히 못 만든 것은 아니지만, 동기부여가 빈약하고 전체적으로 애매하게 부족한 느낌”이라며 “강해지는 수단이 너무 파편화되어 있는 것도 흥미를 잃게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유저는 “게임의 전체적인 스타일이 너무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엔씨 측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유저들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게임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24년, 엔씨의 ‘고난의 행군’ 될까

호연이 현재 이어지는 부정적인 평가를 개선하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다면 2024년은 엔씨에게 있어 ‘고난의 행군’이 될 전망이다. 엔씨가 지난 6월에 출시한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틀크러쉬는 게임성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미 기존에 게임시장에 나와 있는 난투형 액션 게임들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호연도 배틀크러쉬의 뒤를 이어 고배를 마신다면 올해 엔씨는 흥행작이 전무하게 된다.

엔씨는 지난해에도 TL를 국내에 출시했다가 흥행에 실패했다. 이같은 연패가 이어지면 회사의 분위기나 개발 의욕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엔씨의 이같은 시행착오는 변화의 과정에 있어 필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가 그동안 리니지식 MMORPG만을 고수해 왔던 만큼,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실패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호연과 배틀크러쉬를 출시하면서 엔씨가 변화의 의지는 확실히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경험은 추후 엔씨가 차기작을 만들 때 참고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장르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넥슨의 경우도 ‘데이브 더 다이버’가 성공하기까지 10년에 걸친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엔씨가 현재 게이머들의 주요 연령대인 2030세대에게 있어 이미지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라며 체질 개선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뒤늦게나마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고 리니지에서 탈피하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라며 “노력이 이어지고 경험이 쌓인다면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