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출산친화 문화 조성한 포스코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Work-life balance’의 준말이다. 과거 일하는 여성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에 한정되어 사용되다, 최근들어서는 남녀, 기혼과 미혼을 불문하고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됐다.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워라밸 제고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근무시간 제약을 앲앤 탄력적 근로시간제도를 넘어, 일하는 공간까지도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재택근무나 워케이션(Workation)이 대표 사례다.

국가적 문제로 급부상한 ‘초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기업 차원에서 파격적인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재계 가족친화 경영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올해 6월 9일 자녀돌봄교실에 참여한 직원 자녀들의 단체 사진.<포스코>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직원 평균 자녀 수가 2년째 증가하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출산 장려 조직문화로 유명한 포스코인데요. 포스코 직원 평균자녀 수는 2019년 1.59명에서 2022년 1.51명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1.54명, 올해 1분기에는 1.5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동안 포스코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가족·출산친화 문화 조성 노력이 직원들의 실제 출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평균 자녀 수 뿐만 아니라 포스코 직원은 결혼과 출산 모두 이른 편입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남성은 평균 34세에 결혼하는데 반해, 포스코 남성 직원은 이보다 2.1세 어린 31.9세에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 아이를 출산하는 연령 또한 국내평균 33세에 비해 1.9세 어린 31.1세를 기록했습니다.

육아몰입기간 포스코 직원의 사내포털시스템 현황.<포스코>
육아몰입기간 포스코 직원의 사내포털시스템 현황.<포스코>

포스코 직원의 출산율 증가 및 이른 결혼 배경은 포스코에서 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심으로 가족·출산친화 문화 조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결과입니다. 단적인 예로 최정우 포스코그룹 전 회장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네 쌍둥이 자연분만에 성공한 사원 부부의 집을 직접 찾아 축하의 의미로 유모차와 용돈을 건네기도 했는데요.

이렇듯 포스코는 국내 대기업 중 저출산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 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후 기업이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해결해야할 대표적인 사회문제의 하나로 저출산을 선정해 기업차원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장인화 회장 체제로 새로운 전환을 꾀한 포스코는 그동안 가족·출산친화 제도적 기반을 다져온 만큼, 이제는 한 단계 나아가 제도의 실질적인 활용도를 높이고 출산·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을 위한 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기혼직원 평균 자녀 수는 2년 째 늘어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 기혼직원 평균 자녀 수는 2년 째 늘어나고 있다.<포스코>

예를 들면 이 회사는 직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7월부터 ‘육아휴직’ 명칭을 ‘육아몰입기간’으로 변경했습니다. 기존의 육아휴직이 ‘쉬러 간다’는 인식이 있어 ‘육아의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죠. 변경된 ‘육아몰입기간’은 육아의 가치가 보다 존중 받는 문화를 조성하고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직원들이 편하게 휴직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부모가 된 직원의 관점에서 ‘육아에 몰입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포스코는 육아에 지친 직원의 휴식이 건강한 자녀 돌봄, 나아가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자녀를 둔 직원이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 리프레시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5월과 6월에 열린 포스코 콘서트에서는 자녀의 나이가 어려 콘서트 관람이 어려웠던 직원들을 위해 콘서트 현장에 자녀 돌봄 교실을 마련했어요.

두 자녀를 맡겼던 광양제철소 서영태 연설비2부리더는 “아이 걱정 없이 아내와 마음 편히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어서 부모와 자녀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일할 때 뿐만 아니라, 때로는 휴식까지도 지원하는 것이 사소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고 우리 회사가 저출생 극복에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육아기 재택근무, 지역별 어린이집, 격주 4일제 등 결혼~임신~출산~육아 생애주기에 맞춘 20개의 가족·출산친화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2022년 ‘포스코 가족·출산친화 제도의 효과성’을 연구한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교수는 “포스코의 가족·출산친화 제도는 직원들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혼인·출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라고 평가한 바 있죠.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족·출산친화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직원들이 본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사내 가족·출산친화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별 맞춤형 안내를 강화하고, 현행 제도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해 직원들이 유연하게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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