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으로 상장 예상되던 시프트업 기업공개, 7월로 미뤄져
금융당국, 시프트업에게 사업 위험성 추가기재 요청
니케에 매출 97% 의존하는 매출구조가 위험요소로 지적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6월 중으로 상장이 예상되던 시프트업의 IPO(기업공개) 여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프트업은 이달 3일 시작해 13일까지로 잡았던 수요예측 일정을 27일로 늘렸다. 사업 위험성을 추가적으로 기재하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인해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해당 신고서에는 게임 시장 성장성 정체 위험 등 투자 관련 위험성과 더불어 지난해 9월 기습적으로 종료한 ‘데스티니 차일드’와 관련된 게임 서비스 종료 가능성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겼다.
당초 시프트업은 총 공모주식 수는 725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4만7000원~6만원, 공모 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신주를 포함해 2조7300억원∼3조4800억원으로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6월 중으로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었으나,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상장 기자간담회와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 일정까지 연기됨에 따라 시프트업은 7월 이후에나 상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재 시프트업은 확정된 공모가를 다음달 1일 공시할 계획이다.

니케에 매출 97% 의존하는 매출구조가 위험요소로 지적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게임시장에 불고 있는 한파와 더불어 시프트업의 고질병인 ‘원 게임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시프트업은 매출의 97.5%가 서브컬쳐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이하 니케)’에 집중되어 있다.
시프트업의 희망가대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시프트업은 단숨에 엔씨소프트 다음가는 시가총액을 기록하게 된다. 이같은 대형 게임사의 명운이 게임 하나에 달려 있는 채로 상장하게 된다면 회사 자체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원 게임 리스크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앞서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49만8000원의 공모가로 상장했으나,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에 이어 추가적인 흥행작 확보 시도도 실패하면서 주가가 빠르게 하락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BGMI)의 성공으로 어느 정도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했으나, 여전히 25만원선을 횡보하며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시프트업을 먹여살리고 있는 니케의 경우, 서브컬쳐 게임이라는 특성상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날 위험성이 크다. 시프트업이 7년 동안 서비스하던 서브컬쳐 전작 ‘데스티니 차일드’가 실적이 나오지 않자 기습적으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것 또한 금융당국에서 바라보는 시프트업의 불안전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프트업은 정정 신고서에서 데스티니 차일드의 예를 들며 “당사가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 또한, 유저 및 개발/서비스 인력의 급격한 이탈 등으로 서비스가 종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게임 작품의 이용자 감소에 따라 소수의 유저만 존재하는 상황에도, 기존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 유저의 불만 제기 등으로 당사의 평판 및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당사의 사업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정확한 판매량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시프트업이 낸 작품이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두 작품인 만큼, 해당 작품의 판매량이 시프트업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스텔라 블레이드는 단일 플랫폼(플레이스테이션) 독점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출시 하루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넘기면서 흥행은 성공했다”면서도 “다만 콘솔 게임의 매출은 출시 직후에 집중되며, 온라인 게임에 비해 지속적인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프트업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