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기준 순이익 신한라이프에 밀려…투자손익 ‘급감’
지급여력비율 154.1%…생보사 평균 172.2%보다 저조한 수치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한화생명, 편집=남빛하늘>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한화생명, 편집=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한화생명이 최근 실적·건전성·해외 사업 전반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 금융 부문 승계가 유력한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능력에 이목이 쏠린다. 한화생명은 그룹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57억원으로, 전년 동기(3683억원) 대비 19.4% 급감했다. 이는 빅3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7.2% 증가한 6353억원, 교보생명은 10.8% 감소한 285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화생명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1220억원으로, 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1652억원)에도 밀렸다. 투자손익이 크게 꺾인 영향이다. 지난 1분기 한화생명의 투자손익은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70.4% 급감했다. 이 기간 신한라이프는 50.0% 증가한 597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도 생명보험사 평균(172.2%)보다 낮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에서 한화생명의 올해 3월 말 기준 성적은 지난해 말(163.7%) 대비 9.7%포인트(p) 떨어진 154.1%를 기록했다. 

킥스비율은 가용자본(자본)을 요구자본(부채)으로 나눈 값으로, 쉽게 말해 보험금 청구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현행 보험업법상 모든 보험사의 킥스비율은 100% 이상이면 되지만, 금융당국은 13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기존 권고치는 150% 이상이었으나, 최근 규제가 130% 이상으로 완화되면서 한화생명은 겨우 한시름 덜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건전성 경고등…한화 3세 김동원 주도 사업도 성과  아쉬워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김 사장에게로 쏠린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2015년부터 한화생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초반에는 디지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2023년 3월부터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서 글로벌 사업을 지휘 중이다.

실적이나 건전성 부진을 김 사장과 직접적으로 연관 짓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그룹의 금융 부문을 이어 받을 오너 3세인 만큼 현재 한화생명 전반의 흐름을 김 사장 리더십과 떼놓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특히 김 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해외 사업은 최근 아쉬운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28.2% 감소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인도네시아 법인은 4억6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10억원) 대비 순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과거 김 사장이 주도한 디지털 보험 전략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해서다. 캐롯손보는 2019년 5월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한 김 사장의 ‘야심작’이었다. 그는 당시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SDO)로서 캐롯손보 설립에 관여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자본 확충을 통해 킥스비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최근 진행한 10억 달러(한화 약 1조365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 결과, 목표금액의 8배가 넘는 88억 달러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킥스비율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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