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동국인베스트먼트 펀드 출범...신사업 개척
세아제강지주, 해상풍력 투자 확대...그룹 미래 먹거리 낙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왼쪽),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각 사>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왼쪽),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각 사>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동국제강그룹과 세아제강지주 등 중견 철강사들이 신사업으로 눈을 돌려 불황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3월 설립한 벤처캐피털(CVC) 동국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신사업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철강업에서도 전통의 수익 창출원인 철근·H형강 비중을 줄이고 컬러강판에 힘을 주는 추세다.

세아제강지주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그룹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강관 사업에 집중돼 있는 회사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해 2017년부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모노파일)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2021년 2월 자회사 세아윈드 설립, 최근 조 단위의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결실을 맺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1.9% 감소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적 악화 주요 원인은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선 꼽힌다. 철근·H형강의 생산 및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여파로 오는 7월 22일부터 인천공장 압연공장 및 제강공장 가동을 약 한 달간 멈춘다. 

세아제강지주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650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미국 강관 수출 비중이 높아 내수 중심 동국제강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철강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올해 남은 분기 철강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동국제강그룹, 동국인베스트먼트 통해 신사업 개척

때문에 양사 모두 올해 철강에서 마이너스 나는 실적을 신사업에서 메꾸길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 4월 첫 걸음을 내디뎠다. 동국인베스트먼트가 총 675억원 규모 펀드를 출범한 것이다. 출자자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150억원, 금융기관 투자자 120억원, 동국제강 200억원, 동국씨엠 100억원, 인터지스 50억원, 동국홀딩스 45억원, 동국인베스트 10억원으로 구성된다.

이번 펀드 결성은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출범시킨 지 약 반년 만에 성과로 당초 계획했던 600억원에서 675억원으로 투자 금액을 늘렸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펀드 출범을 계기로 철강 관련 신소재는 물론 반도체, 배터리, 이차전지 등 핵심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체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배창호 동국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동국인베스트먼트는 그룹이 미래 신수종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투자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동국제강그룹과 투자 기업의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철강업 가운데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분류되는 컬러강판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컬러강판 계열사 동국씨엠은 올해 초 업계 5위 아주스틸을 인수하며 컬러강판 분야 세계 1위(생산량 기준)에 올라섰다. 

동국씨엠이 개발한 ‘럭스틸(Luxteel)‘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유럽, 인도 등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 소재에 쓰이는 목재는 불에 취약하고 석재는 가공이 어려운 반면 럭스틸은 목재·석재 등 천연 자재의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면서도 잘 타지 않고 가공도 쉽다.

세아제강지주, 英 세아윈드 투자 확대...그룹 미래 먹거리 낙점

세아제강지주는 계열사 세아제강을 통해 올해 세아윈드에 934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1545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대규모 투자로 신사업 성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모노파일은 거대한 원통형 철기둥으로 해상풍력발전 터빈 타워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수익성이 높고 유럽 내 경쟁사가 없어 세아윈드가 당분간 독점 시장의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세아윈드를 찾아 공장 및 제조 시설을 시찰해 화제를 모았다.

세아윈드는 영국 유일 모노파일 공장으로 스웨덴 전력회사 바텐폴이 발주한 9억 파운드(약 1조5000억원) 규모 모노파일 공급 계약 체결 등 공장 설립 전부터 이미 2조원 이상의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지난 3월 현지 공장이 완공돼 가동을 시작했고 완제품은 7월경 고객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앞으로 매년 40만톤의 모노파일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윈드는 이미 3년 치 일감이 쌓인 상태로 매년 안정적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세아제강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제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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