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 철강에 25% 관세...현지에 제철소 건설 검토
포스코 북미 수출 비중 15%...영업이익 감소 불가피

장인화 포스코 회장.<포스코>
장인화 포스코 회장.<포스코>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관세가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온다.”

백악관은 최근 현대제철의 미국 ‘직접 투자’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보다 더욱 강력한 관세 정책을 통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고 있다.

포스코, 북미 수출 비중 15%…美 투자 선택 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발표했다. 미국 철강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기업들로부터 현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국내 정세가 혼란스러워 트럼프 1기 때처럼 협상을 통해 무관세 쿼터제 등으로 상황을 진정시키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철강업계 1위 포스코 장인화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철강 수출에서 미국은 물량 기준 3위(9.8%), 금액 기준 1위(12.4%)다. 

포스코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인디애나주에 가공센터인 포스코 AAPC를 가동하고 있다. 다만 이들 시설은 생산 공장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포스코의 북미 수출 비중은 15%이다.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6370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대비 36% 감소했다. 25% 관세가 적용될 경우 올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등의 여파로 매년 실적이 우하향하고 있어 선제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인화 자극한 현대제철의 발빠른 대처

라이벌 현대제철의 발 빠른 대처도 장 회장을 자극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미국 직접 투자를 결정해 백악관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미국 현지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 건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현대제철이 해외에서 ‘쇳물 생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 투자액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이르면 내년 봄 착공해 2029년께 제철소를 완공할 계획이다.

장 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도 미국 직접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장 회장은 첫해부터 실적 부진, 노조 갈등, 경북 포항 파이넥스 공장 화재 등으로 고초를 겪었다. 

연말 인사를 통해 전임 최정우 회장 라인을 내치고 자신의 측근을 전진 배치해 회사 내 지배력을 강화했다. 회사를 ‘장인화 사단‘으로 재편한 만큼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실적을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실제 포스코는 미국 내 상공정(고로 또는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 투자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홍윤식 포스코 마케팅 전략실장은 지난 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내 상공정에 대한 검토는 투자비도 높고 변동성도 높아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포스코의 미국 직접 투자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촉발하긴 했지만 과거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우후죽순 공장을 건설했던 것처럼 향후 수년간 미국 현지 생산은 하나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며 장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산업 수장들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