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각 계획 발표...칭산, 인수 유력후보 거론
칭산, 전 세계 스테인리스강 30% 생산...세계 1위
일부 지분 보유한 中 사강그룹, 경쟁서 칭산에 밀려

장인화 포스코 회장.<포스코>
장인화 포스코 회장.<포스코>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세계 최대 스테인리스 철강회사인 중국 칭산(靑山)강철이 포스코가 중국 내 운영하는 장자강포항불수강 제철소 인수 대상자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르면 양사는 제철소 인수와 관련한 MOU(업무협약)를 조만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장자강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공식화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말 제철소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에 들어가 최근 칭산강철을 우선 협상자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철소 지분을 17.5% 보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 민영 철강사 사강그룹과도 매각을 논의했지만, 최근 칭산이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장쑤(江蘇)성 장자강(張家港)시에 위치한 장자강포항불수강은 지난 1997년 설립된 생산법인으로 연간 110만톤 규모 조강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부가가치가 높은 스테인리스강 제선과 제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관 제철소로 한때 ‘중국의 포스코‘로 불릴 정도로 각광받았지만 현지 경쟁사들의 스테인리스강 생산 능력이 향상되면서 장점을 잃었다.

결국 2023년 포스코 해외법인 38곳 중 가장 큰 손실(약 1800억원)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129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골칫덩이로 전락했고 지난해 취임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해외 비핵심 자산 정리 및 수익성 중심 구조 개편 방침에 따라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또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앞세워 중국 철강 산업에 칼을 빼어든 것도 장 회장의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 갈등 속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칭산강철 본사 전경.<칭산강철 홈페이지 캡처>
칭산강철 본사 전경.<칭산강철 홈페이지 캡처>

칭산강철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스테인리스강 생산량의 약 3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스테인리스강 업계 최강자다. 포스코 내부소식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칭산강철은 STS304 등 일반적인 스테인리스강에서는 경쟁력이 높지만 고강도·내열용 스테인리스 특수강에서는 아직 기술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장자강포항불수강을 인수해 스테인리스 특수강 시장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칭산강철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2019년 칭산강철은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부산에 대규모 냉연공장을 건립하려 했지만 국내 철강업계와 금속노조 등의 반대로 무의에 그쳤다.  

자세한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포스코 지분 82.5%를 칭산강철이 5000억원선에서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그룹이 82.5%(포스코홀딩스 58.6%, 포스코차이나 23.9%), 중국 사강(沙鋼)그룹이 17.5% 지분을 갖고 있다. 사강그룹은 같은 장자강에 본사를 둔 민영 철강사로 지난 2024년 말 기준 조강능력 세계 6위 철강사다.   

다만 중국 현지 직원들이 매각에 적극 반대하고 있는 등 변수는 있다. 한 포스코 관계자는 “많은 중국직원들이 현재 외국계 기업으로서 중국 기업 대비 높은 임금을 받고 있지만 칭산강철로 주인이 바뀔 경우 임금을 비롯한 전체적인 처우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지 직원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자강포항불수강 매각과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지분 일부를 조정할지, 전체 지분을 매각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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