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 4조원대 매출 기록
모기업 신임 두터워, 2년전 세대교체 속 홀로 유임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현대로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현대로템>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 믿음에 보답했다. 이 대표는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맡아 체질개선을 통한 흑자 전환을 이뤄내며 2023년 계열사 대표가 대부분 바뀌는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유임된 바 있다.

지난해 매출 4조원 돌파, 창사 이래 최초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매출 4조3766억원, 영업이익 456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17.4% 늘어난 수치다. 현대로템의 연간 매출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실적은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이 견인했다. 방산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54%로 연간 기준 절반을 넘어섰다. 역시 창사 이래 최초다. 

K2 전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 디펜스솔루션 부문 가동률은 104.8%를 기록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방산 수출 물량 증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으며 조기 생산 및 적기 납품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대표 취임 전 철도차량 제작 기업으로 더 잘 알려졌던 현대로템은 2020년 이 대표가 수장에 오른 뒤 방산 기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1987년 현대정공 경리과에 입사해 37년 동안 현대 계열사에만 몸담은 정통 ‘현대맨‘ 이 대표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현대로템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현대차그룹 내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었다.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현대로템>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현대로템>

이용배 대표 체질개선 작업 주효, K방산 주역으로

이 대표는 취임과 함께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레일솔루션(철도) 대신 디펜스솔루션을 향후 회사 미래를 이끌 중심축을 낙점하고 K2 전차 등 대표 상품을 해외에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때마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력 강화에 나선 폴란드가 K2 전차에 관심을 보였다. 

결국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1차 수출 계약을 맺었다. 총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그 결과, 현대로템은 2020년 영업이익 821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21년 802억원, 2022년 1475억원, 2023년 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년 만에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주가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장 마감 기준 현대로템 주가는 전일 대비 11.33% 오른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장중 8만11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사들은 줄줄이 현대로템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기존 8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고 JP모건도 리포트를 통해 같은 목표 주가를 책정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올해 폴란드 수주 잭팟을 앞두고 있다. 당초 계엄 사태 등으로 계약 불발설까지 나왔지만 지난달 20일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폴란드 현지를 방문해 국방부 차관과 만남을 갖는 등 K2 전차 수출 2차 이행계약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계약규모는 1차의 2배 수준인 9조원대로 예상된다. 이 밖에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K2 전차 도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주 낭보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쉽지 않은 여건을 이겨내고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대표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탓이다.

그는 서울 영락상고와 전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학벌주의가 만연한 대기업에서 상고와 지방대를 졸업한 샐러리맨 출신이 대표까지 승진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룬 성과를 봤을때 더욱 높은 자리까지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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