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금리 19.90%로 법정 최고금리 근접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금액이 줄어들었다. 수익성 악화로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취급을 조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총 35조5951억원으로, 전월(35조8635억원) 대비 2684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카드론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지난 10월 기준 8개 카드사 가운데 신용점수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준 회사는 한 곳도 없다.
그동안 KB국민·롯데카드 등은 신용점수 401~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운영해왔다. 지난 7월에는 롯데카드, 8~9월에는 KB국민카드가 각각 연 19.60%, 19.90%의 금리로 이 구간 회원들에게 카드론을 내줬다.
최근 들어 신용점수 501점~600점 이하 회원을 대상으로 한 카드론 금리는 평균 18%가 넘는 상황이다. 지난달 기준 8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한 곳은 우리카드(19.90%)로 법정 최고금리(20%)에 육박한다.
다른 카드사의 금리는 BC카드 19.59%, 현대카드 19.38%, 신한카드 19.10%, KB국민카드 18.89%, 삼성카드 18.09%, 롯데카드 16.56%, 하나카드 15.96%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최저 금리를 받는 하나카드와 3.94%포인트나 차이 난다.
계속되는 업황 악화…카드론 금리 인상 불가피
카드사들이 저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 취급을 줄이고 있는 건 높아진 조달 비용 부담이 커져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통상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 금리가 높아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연 2%대 중반대까지 내려갔던 여전채 금리는 11월 6%대까지 급등했다. 올해 초 3%대까지 떨어지며 안정화 됐다가 지난달 말 다시 5%를 넘겼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조달금리 상승 등 좋지 않은 업황이 이어지며 카드사들이 힘든 상황”이라며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하다 보니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취급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달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카드론 가능 신용점수 마지노선이 600점대 이상으로 오르는 게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신용자일수록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상생금융에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카드론·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등과 같은 카드사의 대출성 상품이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은 돈을 안 갚는 차주들에게 해주는 게 아니다”며 “소득이 조금 낮지만 신용도는 양호한 고객 대상으로 대출을 내주거나 이자를 감면해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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