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 반려동물 시대, ‘같이 타고 같이 앉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
“갈등은 줄이고, 만족은 높이고”…펫존 도입 등 공존 전략 본격화

[인사이트코리아 = 이세령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반려동물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부터 탑승권 발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려동물 1700만 시대에 맞춰 새로운 항공 문화를 만드는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트랜드에 맞춰 반려동물 운송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반려동물 운송 건수는 2022년(3만9260건)에서 2023년에는 5만건을 넘었다. 제주항공 반려동물 기내 운송 건수는 2022년(2만건)에서 2024년(1만9000건)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 항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늘면서 항공업계는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펫츠(SKYPETS)’ 프로그램을 운영해 포인트 적립, 운송 요금 할인, 무료 운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2023년부터 펫패스(PET PASS) 프로그램을 도입해 체계적인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펫패스 가입자 수는 1만2000여명에 달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티웨이항공도 반려동물 동반 ‘티펫’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반려동물 이름이 적힌 전용 탑승권을 발급해주는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반려동물 좌석 도입 가능성’…반려동물 서비스 진화 전망
하지만 국내 상당수 항공사는 반려동물과 케이지를 합한 총 무게가 7kg를 초과할 경우 위탁 수화물로 맡겨야 하는 등 제한이 많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반려동물 운송 무게를 9kg로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일례로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반려견 동반 전용기를 김포~제주 노선에서 왕복 4회 운항하기도 했다. 해당 전용기의 모든 좌석은 견주들과 반려견 동반석으로 구성돼 승객들의 큰 만족을 얻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의자 밑 공간이 아닌 좌석을 같이 이용함으로써 반려동물과의 비행 경험을 공유하도록 해 승객 만족도가 높았다”며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서비스 확대로 항공업계 내 반려동물 친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추후 반려동물 전용기 상설화 및 반려동물 전용 구역 도입 등의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만큼 관련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단순 운송을 넘어서 ‘펫 친화적’ 서비스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려인-비반려인 공존’…갈등 해소 위한 노력 지속
한편 항공업계는 반려동물 서비스 확대와 함께, 비반려인 승객을 위한 대안도 강화하고 있다. 펫존 운영 또는 비반려인을 위한 분리 좌석 지정 등의 '반려인-비반려인' 공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펫존과 일반석 사이에 물리적 구획을 두거나 비반려인을 위한 펫 프리 좌석을 별도로 지정하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수속 과정에서 반려동물이 있는 좌석 근처가 배정된 승객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거부하는 경우 자리 교체 등의 조취를 취하고 있다“며 “모바일 수속을 이용할 경우 객실 내부에서 자리 이동을 지원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이 더 이상 불편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경험이 되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항공업계는 이를 위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