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투협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 참여
“상법 개정 빠른 시일 내 해야…자본시장 정상화 할 것”
PBR 1 이하 상장사 정리, 배당소득세 완화도 언급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또한 상법 개정 재추진, 주가 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의 공약을 통해 한국시장 저평가를 해소할 방침이다.
21일 오전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국내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참여한 이번 자리에서 이 후보는 “상법 개정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반드시 자본시장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주가지수가 2500선을 왔다갔다하는데 이게 4000~5000정도 넘어가면 국부가 늘어나고, 회사 자산가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강조한 것은 ▲코스피 5000 달성 ▲상법 개정 재추진 ▲무가치한 상장사 정리 ▲배당소득세 완화 등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간담회 전 개인 SNS(페이스북)를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약을 내세웠다.
코스피 5000 달성은 지난 대선 때도 강조했던 공약이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2900~3000선을 기록하던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코스피 5000을 언급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지수는 2400대로, 3년 전과 비교해 떨어졌으나 동일한 목표를 밝혔다.
코스피 5000 달성에 대해 이 후보는 “정확한 수치 예측보다 모두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자는 취지”라며 “한국은 구조·제도적 문제가 시장 정상화에 발목을 잡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법개정 다시 추진하겠다”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이번에 실패했는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해야 한다”며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상법 개정안은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것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는 상법 개정 재추진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SNS에 밝혔다.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가 선임되도록 집중투표제를 활성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경영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불공정 거래 대응을 위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도 언급했다.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주주·임직원의 미공개 정보 활용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사전 모니터링도 보강할 계획이다.
또 지나치게 많은 상장기업 수에 대해 “솎아내야 한다”며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세계 15위, 종목 수는 세계 6위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 실제 가치가 없는 종목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배당소득세 완화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 협회장은 국내 기업의 경우 오너와 경영자가 같은 경우가 많은데, 배당성향을 높이면 이들이 감당해야 하는 배당소득세가 증가하는 것이 걸림돌이라고 언급하며 배당소득세 완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이 후보는 “배당소득세 조정에 공감한다”며 “국가 세수에 타격을 안주면 배당소득세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다만 완화가 배당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지 소수만 혜택을 보고 세수가 감소하는 효과를 낼지 예측이 정확히 안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투업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엔 범정부 컨트롤타워 필요해”
한편 이날 금융투자업계는 이 후보에게 범정부 차원의 리더십을 요구했다. 서 협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시장 저평가)를 해소하려면 이를 국가 주요 아젠다로 삼고 전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를 세울 정도의 추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범정부차원 특별위원회,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좋은 대책”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사외이사 관련 규제를 고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외이사의 80%가 업계 CEO 출신인 데 반해 국내 30대 기업의 경우 전체 사외이사 중 66%가 교수, 관료”라며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은 투명하게 운용되고, 기업은 정당하게 평가받으며, 투자자 이익은 두텁게 보호받아야 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를 끝내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어 코스피 5000시대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