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일등공신, 조원태 회장 신임 커
창사 이래 최초로 부회장·대표이사 동시 수행
분쟁 중재 능력 탁월...화학적 결합 완수 전망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12일 아시아나항공(이하 아시아나)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하며 4년 간 이어진 합병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조원태 회장 복심이자 아시아나 인수 일등공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우기홍 부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1962년생으로 경남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우 부회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국 남가주대(USC)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뉴욕여객지점장,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
2019년 조 회장 취임 이후 사장으로 승진한 우 부회장은 경영권 방어, 한진칼 지배구조 안정화 등 조 회장 체제를 굳히는 과정에서 그룹 내 존재감을 과시했다. 2020년 11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직후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 총괄을 맡아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조 회장은 대업을 완수한 우 부회장에게 파격 승진이라는 통큰 선물을 안겼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15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대한항공 부회장 자리가 채워진 것은 2019년 11월 석태수 부회장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아울러 대한항공 전문경영인이 부회장 지위와 대표이사직을 동시에 수행한 사례는 회사가 출범한 1969년 이래 최초다.
우 부회장은 이로써 조 회장에 이어 그룹 내 확실한 2인자로 올라섰다. 전문경영인에게 대표이사 직책과 부회장 지위를 동시에 부여하는 것은 혈연을 중시하는 한국의 재벌가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천재 사업가에게 주어진 특명 ‘화학적 결합‘
우 부회장에게는 화학적 결합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대한항공은 향후 2년 동안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운영한 뒤 최종적으로는 ‘통합 대한항공‘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합병 직후부터 아시아나 ‘홀대‘ 논란 등으로 회사 안팎이 시끌시끌하다. 우 부회장 승진과 함께 진행된 아시아나 인사에서 대한항공은 여객, 재무 등 핵심 분야에 자사 임원을 전면 배치하며 ‘아시아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 임원 30명(수석부장 제외) 중 12명이 회사를 떠났다. 앞서 18년간 아시아나를 상징해 왔던 윙 로고를 제거하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아시아나 내부에선 “자존심이 상한다“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통합 대한항공과 함께 출범을 준비 중인 ‘통합 LCC‘도 계열사 간 마찰로 삐걱거리고 있다. 통합 LCC 중심축을 놓고 에어부산의 허브공항 김해국제공항이 위치한 부산 지역 사회가 반발하면서 통합에 균열이 발생했다.부산시와 부산 지역 기업은 에어부산 지분 16.15% 보유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새로운 부산 거점 LCC 설립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사장 시절부터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하는 능력을 보여줬던 우 부회장이 결국 아시아나와의 화학적 결합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 중이다. 우 부회장은 2019년 조 회장이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갈등을 겪을 당시 중재자 역할을 해냈다. 노조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우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재 사업가(business genius)‘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경영 능력 검증은 이미 오래 전 끝마쳤다”며 “합병을 넘어 화학적 결합 역시 완수해 대한항공을 메가캐리어로 도약시킬 적임자”라고 말했다.
- “요즘 누가 도쿄·오사카 가?”…항공업계, 日 소도시 하늘길 경쟁
- 무너진 LCC 신화 [기자수첩]
- ‘격변기‘ 맞은 LCC 시장…M&A 대어 이스타항공 운명은?
- 박병률 진에어 대표, ‘통합 LCC 중심축’ 자격 입증했다
- 한진그룹 정기 임원인사...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승진
-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자녀들과 유니세프 동전계수 봉사활동
- 아시아나항공, 에어인천에 화물기사업 매각
- 마일리지 털고 화물 사업 매각....한진, 아시아나 물 빼기 ‘본격’
- 대한항공, 41년 만에 CI 교체...‘통합 항공사’ 첫 발 뗐다
- 제주항공 독주체제 '균열'...진에어·티웨이 1위 넘본다
- 한진그룹 일우재단, 2025 ‘일우미술상’ 공모
- 대한항공, 초고급 라운지·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고급화 전략 ‘가속’
- 대한항공, 美 보잉·GE와 48조원 규모 항공기·엔진 계약
- 한진그룹, 영남지역 산불 피해 구호 성금 5억원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