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 26.4%…수주잔고 18조3904억 달해
‘천궁-II’, UAE·사우디·이라크 계약…명중률 100%
미래 먹거리 유도로켓 비궁, 첫 미국 수출 가능성도

천궁-Ⅱ 훈련 모습.<LIG넥스원>
천궁-Ⅱ 훈련 모습.<LIG넥스원>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올해 전 세계적으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며 방산기업 주가가 급등했다. LIG넥스원도 이러한 국제 정세 수혜를 입었다. 정밀유도무기‧감시정찰‧지휘통제·통신‧항공전자 등 첨단 무기를 다루는 이 회사 주가는 연초 대비 57.8% 올랐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전날 대비 1000원(0.49%) 내린 20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IG넥스원은 11월 8일 장중 27만150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갱신했다. 이후 조정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이달 초 계엄령 사태 등으로 국내 증시가 내려앉은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방산은 기업의 개별 능력도 중요하지만 국가간 소통이 특히 중요한 산업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한다.

최근 1년간 LIG넥스원 주가 추이.<네이버페이증권>
최근 1년간 LIG넥스원 주가 추이.<네이버페이증권>

중동서 인기 ‘천궁-II’, 주가 견인 

LIG넥스원 주가가 오른 이유는 해외 수출 증가 덕분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6.4%다. 지난해 15.5%에서 10%p 이상 늘었다. 또 올해 3분기까지 수주잔고는 18조3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4% 증가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군은 PGM(정밀타격)으로, 매출의 40%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력 제품은 ‘천궁-II’다. 이 제품은 기존 천궁을 개량해 항공기 교전 능력을 강화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다. 중거리에서 적의 미사일이 날아올 때 맞출 수 있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며 2018년부터 양산됐다. 

천궁-II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3조7000억원,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2500억원 납품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이라크와 3조7000억원 규모 계약을 성사시키며 중동 3국을 사로잡았다. 중동 국가들은 천궁-II가 시범사격에서 명중률 100%를 보인 점을 높게 평가했다. 

LIG넥스원이 3년 연속 대규모 납품계약에 성공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 회사에 주목했다. 또 실적 성장도 투자자 이목을 끌었다. 증권가는 올해 LIG넥스원이 연간 매출 3조77억원, 영업이익 232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 전년 대비 30.3%, 24.6% 높은 수준이다.

비궁.<LIG넥스원>
비궁.<LIG넥스원>

천궁-II 다음 먹거리는 ‘비궁’, 미국 수출 기대감 ↑

증권가는 목표주가로 30만원 초반대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보다 10만원가량 높다. 미래에셋증권(32만1000원), DB금융투자(31만5000원), 신한투자증권(30만5000원), 대신증권(30만5000원) 등이 모두 30만원대를 예상했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목표주가를 34만원으로 기존 대비 84.7% 올렸다.

LIG넥스원은 향후 유도로켓 ‘비궁’을 통해 추가 주가 상승을 노릴 전망이다. 비궁은 천궁-II 뒤를 이을 주력 제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도로켓은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실시된 실사격 시험에서 100% 명중률을 보였다. 올해 7월 미국에서 실시한 FCT(해외비교시험) 최종 시험 발사에서도 표적을 모두 명중해 화제가 됐다. 

앞서 천궁-II가 높은 명중률를 바탕으로 미국‧유럽 등 방산업체를 제치고 중동을 사로잡은 것처럼 비궁도 해외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궁은 미국에서 주목하고 있다. 수출이 이뤄질 경우 규모로는 천궁-II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국내 방산업체 중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궁은 2.75인치 유도로켓으로, 미국이 보유하지 않은 무기다. 현재 LIG넥스원은 미국과 수출계약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해군과 소요제기 활동을 착수했고 미 해군이 검토 중인 무인화 운용개념에 맞춰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실제 계약은 소요제기-예산 확보-계약검증 등을 거쳐 이뤄진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PGM(정밀타격)에 해당하는 유도무기 천궁-II는 UAE, 사우디, 이라트 등과 대규모 납품계약이 체결돼 2025년부터 차례대로 매출 진행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는 미국향 비궁 수주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필요한 것은 시간뿐”이라며 “2025년 UAE향, 2026년 사우디향 천궁-Ⅱ 양산 사업에 진입하며 매출 인식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비궁 등 유도무기의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 확대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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