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합친 메가 LCC 출범 임박
초대 대표 관심 집중…박병률 대표 1순위 거론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 경신 등 탄탄한 성과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업계가 대변혁기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미국 정부로부터 결합 승인을 받게 되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하나의 LCC로 합쳐지게 돼 이른바 ‘메가 LCC‘가 출범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 등 LCC 3사 역시 순위 재편 등 상당한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자 어떤 경영 전략으로 대변혁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2008년 출범한 진에어가 회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메가 LCC 탄생이 임박한 것이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가 합병하면 제주항공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 규모는 1조3979억원, 항공기 대수는 57대(진에어 29대, 에어부산 22대, 에어서울 6대)다. 결과적으로 같은 기간 제주항공 매출액(1조49억원), 항공기 대수(41대)를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진에어, 메가 LCC 중심축 낙점
메가 LCC 중심축으로는 일찌감치 진에어가 낙점됐다. 3사 가운데 기업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물론 대한항공 자회사라는 점 등 모든 부분에서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에어가 인천공항을 모기지로 삼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매출을 살펴보면 진에어 1조2772억원, 에어부산 8904억원, 에어서울 3109억원 순으로 진에어가 나머지 두 LCC를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
그 연장선상에서 메가 LCC 초대 대표 역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측근 중 한 명이 선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2년 초 취임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병률 대표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박 대표가 메가 LCC 초대 대표로 낙점될 경우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기도 하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지난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전사적자원관리(ERP) 표준화팀장, 시애틀지점장, 로스앤젤레스 여객지점장, 구주지역본부장, Pricing&RM부 담당 등을 두루 거치며 진에어 대표 취임 전까지 34년간 대한항공을 지켜온 대표적인 ‘대한항공맨‘으로 통한다. 2019년 조원태 회장 취임 후에는 조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며 진에어 대표 취임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진에어는 출범 초기인 2010년대 초반 이후 제주항공에 밀린 이후 2010년대 후반에는 티웨이항공에 2위 자리마저 내주는 등 대한항공 자회사라는 메리트를 크게 가져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너일가 리스크가 가장 큰 원인이다. 2017년 조 회장의 막내 동생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객실승무원 유니폼을 청바지로 변경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2018년 갑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자리에서 물러났고 진에어 이미지도 함께 추락했다.

위기 빠졌던 진에어 되살린 박병률 대표
이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하며 부진했던 실적은 2020년 70% 넘게 급감하며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계속해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던 진에어는 박 대표 취임 이후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취임 첫 해였던 2022년 영업손실을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0% 증가했다.
취임 2년 차에는 더욱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진에어는 2023년 매출액 1조2772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이후 5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복귀하고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박 대표의 중·단거리 국제선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엔저 특수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자 호놀룰루 등 기존 장거리 노선 재개보다는 일본 등 수익성 중심의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했다.
실제 진에어의 지난해 일본 노선 비중은 58%로 경쟁사 평균 대비 10%p(포인트) 높았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기준 진에어 국제선 수송객은 국내 항공사 평균인 77%를 상회하는 94% 수준의 높은 회복세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개 분기 연속 흑자 등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박 대표의 또 다른 성과로는 재무 안전성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경쟁사들의 부채비율이 모두 500%를 넘은 상황에서 진에어 홀로 400%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의 상반기 부채비율은 438.28%로 제주항공(511.91%), 티웨이항공(718.51%)보다 선방하고 있다. 박 대표가 지난 4월 159억원 규모의 EB(교환사채) 상환을 결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박 대표는 메가 LCC 출범 이후를 의식하듯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LCC 시장을 주도하는 경쟁 우위를 구축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메가 LCC 초대 대표 선임 가능성을 본인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다만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메가 LCC 대표로 의외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기에 향후 조원태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 제주항공에 밀려 위축돼 있던 진에어가 메가 LCC라는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잡았다“며 “박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를 맡아 역대 최대 실적 경신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만큼 부사장 승진과 함께 메가 LCC 초대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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