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동국제강 405억원, 동국씨엠 291억원
야간 조업 등 비용 절감 총력

동국제강그룹 장세주(왼쪽)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그룹 장세주(왼쪽)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동국제강그룹>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이 철강업계 시황 악화에 부진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동국제강그룹은 실적 회복을 위해 철강업계 최초로 상시 야간 조업에 들어가고 장세주 회장도 위기극복을 강조하는 등 안간힘을 쏟는 모양새다.

29일 동국제강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열연회사인 동국제강은 올해 2분기 매출 9402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0% 감소했다. 냉연회사인 동국씨엠은 같은 기간 매출 5628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22.0% 늘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6월 1일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으로 분할했기에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하긴 어렵다. 분할 이후 동국제강그룹이 발표한 2분기 실적(6월 한 달만 측정)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동국제강은 매출 4305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씨엠은 매출 1876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그룹의 핵심 사업 회사인 동국제강의 지난해 6월 한 달 영업이익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낮은 점으로 미뤄보아 전년 4~6월 대비 올해 2분기 비교치는 하향폭이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악화 요인은 외국제 철강 제품 유입·건설경기 불황

열연회사와 냉연회사가 잇달아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값싼 중국·일본 철강 제품유입과 건설경기 불황 탓이 크다. 중국은 자국내에 포화상태로 쌓인 철강 재고를 한국 등 해외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의 수입량은 112만 톤으로 전년 대비 73% 늘어났다. 올 상반기 수입량은 68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일본산 철강도 엔저에 힘입어 국내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이달 중순 100엔당 850원선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최근 다시 900원선을 회복했다. 엔저 현상이 꾸준히 이어지면 수출 일본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엔저 효과로 값싼 일본제 철강이 들어오자 국내산 철강의 입지는 약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일본산 철강은 국내산 대비 평균 10% 저렴하다.

건설 경기 부진도 동국제강그룹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고금리·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민간 분양시장 위축 등으로 건설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건설 경기 악화로 올해 하반기 건설 일자리가 5만8000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비용 절감에 안간힘... 장세주 회장도 재등판

전반적인 업황이 철강업계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동국제강그룹은 제품 생산 원가의 10%를 차지하는 전기료 절약에 나섰다. 산업용 전기료는 주간(오전 8시~오후6시) 평균 208원이지만 야간은 105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동국제강은 지난달부터 인천의 전기로 공장을 야간에만 가동하고 있다. 가동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다. 이에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87%에서 60%로 떨어질 전망이다. 기존 4조3교대 체제는 유지한다. 다만 안전교육이나 설비보수 등의 업무로 일부 조정한다. 철강업계 중 상시적으로 야간에 조업하는 곳은 동국제강이 최초다. 동국제강 야간 조업의 성과는 올해 하반기에 나타날 전망이다.

그룹에 위기가 찾아오자 존재감을 숨겨오던 장세주 회장이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5일 동국제강그룹 창립 70주년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부회장을 지원하겠다”며 경영 일선에 나서진 않겠다고 발언한 장 회장이었기에 그의 등장은 업계의 큰 화두가 됐다. 업계는 철강업계 위기 극복과 그룹 내 미래 비전을 확고히 하기 위해 장 회장이 이번 행사에 직접 참가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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