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발 항공사, 리퓨얼EU 따라 항공유에 SAF 2% 혼합 의무
티웨이항공, “SAF 도입 준비하고 있다... 가격 인상은 검토 안해”

티웨이항공은 내년부터 유럽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SAF 2%를 혼합해야 한다.<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내년부터 유럽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SAF 2%를 혼합해야 한다.<티웨이항공>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유럽 하늘을 나는 항공기는 내년부터 항공유의 2%를 지속가능항공유(SAF)로 채워야 한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티웨이항공이 대상이다. SAF는 일반 항공유 대비 2~5배 비싸기 때문에 이제 막 유럽행 티켓을 받은 티웨이항공으로서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시행하는 ‘리퓨얼EU’ 법안에 따라 EU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항공유 중 2%를 SAF로 써야한다. 해당 법안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단계적으로 SAF 사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생활폐수 등 친환경 연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은 2~5배 비싸다.

리퓨얼EU에 영향을 받는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티웨이항공 등이다. 양대 대형항공사(FSC)는 일찌감치 SAF 도입 준비를 해왔다. 대한항공은 2021년부터 국내 정유사와 함께 SAF 시장 조사와 연구개발에 나섰으며 지난해 국내 최초로 SAF 급유 운항을 완료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쉘과 2026년부터 5년간 SAF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1월 쉘과 SAF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노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티웨이항공도 SAF 대응에 나섰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EU 의무 사항에 맞춰 SAF를 급유할 예정”이라며 “규정에 맞게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SAF는 일반 항공유 대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 원가의 3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항공유로 1조2116억원을 지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5695억원, 티웨이항공은 1197억원을 썼다.

SAF 도입으로 항공권 가격 올라가나...루프트한자, 항공권 가격 인상 단행

문제는 SAF 도입으로 항공권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유럽 최대 항공그룹인 루프트한자는 SAF 도입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이유로 항공권 가격을 최대 10만원 인상했다. 리퓨얼EU가 시행되는 내년 1월 1일부터 유럽·영국·노르웨이·스위스에서 출발하는 루프트한자의 모든 항공편에 일괄 적용한다.

루프트한자는 리퓨얼EU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추후 몇 년간 수조원이 추가로 든다고 예상했다. 루프트한자 그룹 내 자회사인 오스트리아항공·브뤼셀항공·스위스항공·유로윙스 등의 항공편도 오른다. 자회사 가격 인상은 지난 26일부터 적용됐다.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대비 경쟁력 있을까

유럽 항공사들이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유럽에서 출발하는 다른 항공사들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항공권 가격에 관심이 쏠린다. 이전에 대한항공보다 항공권 가격이 높았던 적이 있던 만큼 SAF로 가격이 인상되면 이전과 비슷한 사례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한때 대한항공보다 유럽노선 운임이 비싸 경쟁력 논란이 생긴 적 있다. 유럽에 취항한 국내 LCC는 처음이었던 만큼 대형항공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럽을 드나들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았지만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대한항공 경쟁 상대로 티웨이항공이 투입됐기 때문에 서비스와 품질에서 대한항공과 차이가 있는 티웨이항공 항공권이 비싼 것은 문제가 있다는 누리꾼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10일 기준 티웨이항공의 10월18일~10월25일 바르셀로나 왕복 티켓의 경우 1인 총액이 187만4110원으로 나타나 대한항공의 177만3900원 대비 10만원 가량 비쌌다.

27일 기준 티웨이항공의 9월13일~9월20일 바르셀로나 왕복 티켓은 1인 총액 203만3820원으로 나타나 대한항공의 229만1500원 대비 26만원 저렴한 수준으로 가격이 안정됐다. 현재 티웨이항공과 대한항공의 가격 편차는 일반석 기준 일정에 따라 20만원~40만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SAF 도입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SAF로 인한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