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오는 26일 대한항공 상대 1750억원 영구전환사채 발행
지난 2022년 증권가 상대로 발행한 사채 차환 목적
합병 염두에 둔 발행으로 보여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지난 2022년 6월 증권사를 상대로 발행한 사채를 상환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사채 발행이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한 건 합병 이후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6일 대한항공을 상대로 175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일은 2054년 6월 26일이고 이자율은 5.1%로 책정됐다. 중도상환(콜옵션)은 발행 후 1년이 되는 날인 2025년 6월 26일부터 가능하며 상환금액은 50억원의 정배수거나 전액이어야 한다.
이자율은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3.0%+조정금리가 붙는다. 이를 ‘스텝업’이라 부르는데 5년이 지나면 1년마다 0.5%씩 추가된다. 즉 2년이 지나면 이자율이 8.1%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의미다.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이자율은 매년마다 0.5%씩 늘어나므로 만기일 기준 20.6%를 상회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는 만기가 매우 길다하여 ‘영구전환사채’로 불린다. 다만 만기일까지 아무런 상환도 하지 않고 기다리면 이자율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이자가 늘어나므로 중도상환이 필수다. 이번에 발행한 사채는 중도상환이 1년 뒤부터 가능하고 2년부터 이자율에 3.0%+조정금리가 붙으므로 아시아나항공은 1~2년 사이에 1750억원을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차환위해 영구전환사채 발행
아시아나항공이 이번 사채를 발행한 목적은 지난 2022년 증권사에게 발행한 1750억원 전환사채를 상환하기 위함이다. 기존 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차환’이라고 부른다.
지난 2022년 6월 10일 아시아나항공은 유진투자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12개사에게 총합 17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만기일은 2052년 6월 10일로 영구전환사채다. 이자율은 5.1%이며 발행일로부터 2년 뒤 3.0%+조정금리를 추가하고 5년이 지난 날부터 매 1년마다 0.5%씩 추가한다. 이번에 대한항공을 상대로 발행한 사채 조건과 동일하다.
2022년 발행한 전환사채의 중도상환은 2년 뒤인 2024년 6월 10일부터 가능했다. 중도상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자가 부푸는 걸 막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차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항공에 발행한 사채는 26일부터이므로 16일의 시차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보유 자금으로 먼저 상환한 후 대한항공에게서 자금을 지원받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에 대한항공에 발행한 사채는 지난 2022년 발행한 사채의 상환 목적이나 두 사채 발행일의 시차가 있기에 자체 보유자금으로 먼저 상환했다”며 “해당되는 금액만큼 대한항공에 발행한 사채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인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이 이번 사채 발행 상대로 대한항공을 낙점한 건 추후 합병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합병 승인을 모두 받아낸다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식을 취득해 본격적으로 합병 절차를 밟는다. 전환 사채는 추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만큼 대한항공이 손해 보는 구조가 아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조5000억원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7000억원은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했다. 비슷한 시기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도 발행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미국의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지난 2월 승인했다. 다만 유럽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했다. 최근 매각 측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해 유럽의 조건도 충족한 모습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