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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2-28 20:14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왜 형님‧누님에게 ‘왕따’ 당하나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왜 형님‧누님에게 ‘왕따’ 당하나
  • 손민지 기자
  • 승인 2023.12.07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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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막내 조 회장에게 지분 몰아준 게 발단
장남 조현식 고문, MBK파트너스‧차녀 조희원과 ‘동맹’
지분 50% 이상 확보할 경우 조 회장 경영권 상실
조현범(왼쪽) 한국타이어 회장과 조현식 고문 간의 '형제의 난'이 사모펀드 개입 등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한국타이어>

[인사이트코리아=손민지 기자] 국내 1위, 세계 7위 타이어 생산업체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불거진 친형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 간 갈등에 누이들까지 가세하면서, 조 회장과 나머지 삼남매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조 회장을 형님과 누님들이 압박하는 모양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이 형제들에게 밉보인 가장 큰 이유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가 꼽힌다. 앞서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에 이어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 보유 지분까지 모두 조 회장에게 넘기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명실상부 조현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문제는 이로 인해 나머지 형제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한국타이어는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 701만9903주(5.66%)를 조 회장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지분 7.73%(주식 958만1144주)를 보유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증여 규모는 약 2425억원이다. 한국타이어의 최대 주주는 한국앤컴퍼니로 30.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 한국앤컴퍼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조현식, MBK와 손잡고 경영권 탈환 나선 까닭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전부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그 결과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9%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등극했다. 이는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9.32%)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 씨(10.92%)가 가진 지분의 총합을 뛰어넘는다.

부친이 막내 조현범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부를 양도했다는 건 장남인 조 고문에게 뼈아픈 일이다. 게다가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이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에 등극한 시점은 조 고문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직후다. 그룹의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에 “당시 장남을 비롯한 나머지 형제들은 조 명예회장에게 지분을 받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며 “이들은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아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 고문과 장녀 조희경 이사장은 이 같은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시 조희경 이사장은 “아버지께서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레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과 친분이 있던 한 인사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아버지의 상황 판단 능력에 문제가 생긴 틈을 타 막내가 지분을 쓸어간 것으로 조 이사장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매는 부친이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에 반발해 2020년 7월 법원에 한정후견개시심판을 청구했다. 조 명예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조 명예회장은 오래 전부터 조현범 사장을 후계자로 낙점해뒀으며 장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 발표로 맞받았다.

이후 조 회장이 2021년 12월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선임되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종식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해 조 고문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올해 3월 조 회장이 200억원대 회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을 기점으로 다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조 회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으로 구속된 대기업 오너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조 회장은 지난달 말 보증금 5억원 보석으로 8개월만에 구속에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후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화재 직후 조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전소된 공장을 철거한 상태에 있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올스톱' 됐다. 현재로서는 조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자초하며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또한 경영권 승계의 승산이 없었던 장남에게 ‘총수 공백’이라는 반격의 빌미를 주게 됐다. 국민연금만 해도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하면서 조 회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상태다.

무엇보다 조 고문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고문 자리에서 내려오면 사실상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할 계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조 고문 입장에서는 지금이 막판 뒤집기를 노리기에 최적이자 마지막 타이밍인 셈이다.

조현범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형 조현식 고문과의 '형제의 난'을 재점화시키는 빌미가 됐다. <뉴시스>

최근 조 고문은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앤앤테크놀로지의 사업형 지주회사다.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외국인·국내 기관·소액주주들에게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매입키로 했다. 공개매수로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 0.81%, 차녀인 조희원 씨 지분 10.61%까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한다는 목적이다. 조희원 씨는 4남매 중 외부에 가장 노출되지 않은 인물로, 그동안 경영에 일체 참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외부에 공개된 적도 거의 없다. 재미교포와 결혼한 것과 조현식 고문의 횡령 혐의에 연루된 것 정도뿐이다. 하지만 지분구조에 있어서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조희원 씨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3대 주주다.

조 고문 측이 공개 매수에 성공해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확보하면 조 고문과 희원 씨의 보유 주식 비율은 최소 49.89%, 최대 56.86%로 최대주주인 조 회장의 지분(42.03%)을 뛰어넘는다. MBK파트너스 측은 “기업 지배구조를 다시 세우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조현범, 경영권 방어 위해 ‘주주친화정책’ 강화할까

업계는 조 고문의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가 실패할 경우 다음 시나리오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2021년 1차 형제의 난이 마무리 된 이후 그대로 물러날 줄만 알았던 조 고문이 기습공격에 나선 만큼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다.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는 hy(한국야쿠르트), 극동유화 등이 거론된다. 특히 hy는 기존 한국앤컴퍼니 지분 160억원 어치를 갖고 있었으며, 최근 50억원 어치를 추가 매수했다. 윤호중 hy 회장과 조 회장은 초등학교를 함께 다니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당 증가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형제 간 지분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소액주주의 중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워 내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조 회장 측이 조 고문의 이사회 진입 등 경영권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당장 공개매수로 맞대응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전동화 전략 제시 혹은 미래 먹거리 투자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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