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기극' 후폭풍, 피해액 눈덩이처럼 불어나
'인보사 사기극' 후폭풍, 피해액 눈덩이처럼 불어나
  • 한경석 기자
  • 승인 2019.05.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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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47억원 낭비, 1조원대 수출 계약 파기 가능성, 환자들 집단소송, 소액주주 손실 등 큰 '파장'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연구개발에 공을 들인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의 성분 조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기금 52억원이 해당 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그래픽=이민자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연구개발에 공을 들인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의 성분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며 엄청난 피해규모가 예상된다. 그래픽=이민자

[인사이트코리아=한경석 기자]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에 국고 지원금 147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약을 투여한 환자 3700여 명, 관련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피해, 수출계약 파기 가능성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인보사 개발을 진두지휘한 이웅열 전 회장의 책임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 코오롱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보사의 주성분과 관련해 세포 변경 가능성을 보고했고, 인보사 미국 제품에 대한 STR검사(유전학적 계통검사)에서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졌다. 결국 식약처는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에 이어 '허가취소'라는 강수를 뒀다.

인보사 가짜약 파문은 '대국민 사기극'으로 결론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인보사, 연구지원 147억원 세부 현황' 자료에서 인보사 연구·개발에 투입된 147억원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국고 환수를 주장했다.

해당 자료를 보면 보건복지부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전신인 티슈진아시아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13억원을 지원했다. 연구 과제는 '세포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티슈진'의 제품화 및 유사 치료기술 개발'이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바이오스타를 위한 토털 솔루션 지원'이라는 사업명과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의 상용화'를 과제로 33억2500만원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투입했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이어 2008년과 2009년 코오롱생명과학은 지식경제부로부터 '바이오의료기기전략기술개발'이라는 사업명으로 해마다 9억4500만원씩, 18억9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2015~2017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인보사의 상업화 및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82억1025만원을 지원했다. 국민 혈세  147억2525만원이 '가짜약' 개발에 지원된 것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은 물론, 판매허가를 내준 식약처, 지원을 결정한 공무원들의 책임소재를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소하 정의당 원은 지난 30일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규정'을 보면 정부 연구 지원사업에 대한 환수 규정이 있다"며 "연구개발 과제 선정이나 수행에 거짓이나 부정이 있으면 해당 기간 출연금 전액에 대해서 환수 가능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인보사 국고 지원현황. <윤소하 의원실>

환자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성분 변경 사건에 대해 투약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손해배상 청구소송 원고를 모집했다. 약 한 달간 원고를 모집한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환자는 총 375명이며 이중 소장접수 서류가 완비된 244명의 원고를 확정했다. 2017년 7월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이후 국내 투약환자는 3700여 명에 달해 손해배상 소송 규모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환자당 1회 주사비용은 700만원 선으로 손해배상 금액이 최대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혈세 낭비에 소액주주 피해까지…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액

혈세 낭비도 문제지만 개인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이만저만 아니다. 2018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주는 2만5230명,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의 주주는 5만9445명에 달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소액주주 비율은 59.2%이며,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비율도 36.7%나 된다. 

주식거래 중단 직전 3만4450원이던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지난 28일 8010원까지 폭락하며 거래가 정지됐다. 시가총액은 2조1020억원에서 4896억원으로 1조6124억원이 가짜약 파동으로 순식간에 증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지난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8582억원에서 2910억원으로 줄었다. 두 달 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총 2조원 이상 감소한 셈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주주 142명도 단체소송에 나서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선 제일합동법률사무소 최덕현 변호사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코오롱티슈진을 비롯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을 포함한 9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소송 규모는 65억원이다. 최덕현 변호사는 더 많은 소액주주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2차 소송을 위해 코오롱생명과학 주주들로부터도 소송을 접수 중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도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한 주주 공동소송 참여인단 모집을 지난 24일 마감하고 31일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참여대상은 2016년 사업보고서 공시일인 2017년 3월 31일부터 인보사 판매 중단일인 지난 3월 31일까지 해당 주식을 매수한 주주들이다. 이 밖에 다른 소액주주들도 추가로 소송에 참여해 규모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인보사의 1조원대 수출 계약도 해지될 가능성이 크다. 코오롱은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에 6677억원대의 기술 수출을 했다. 또 중국 하이난성(23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1000억원), 홍콩·마카오(170억원), 몽골(100억원)과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금액을 모두 합하면 1조원이 넘는다.

국고 환수 대상 금액 147억원, 여기에 늘어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금액부터 1조원대 수출 계약 해지 문제까지 인보사 후폭풍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여기에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31일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대표에 대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을 고발하면서 검찰이 조만간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앞서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시민단체 고발 건을 형사2부에 배당했다. 식약처 고발 건 역시 형사2부에 배당할 방침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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