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우려하던 수준까지 가진 않았네요.”(뷰티업체 관계자 A씨)

대미 무역관세가 15%로 확정되고 난 후 후폭풍을 취재하던 도중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존 안인 25%보다 10%p 낮아졌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의미였다.

그간 뷰티업계는 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마지노선을 15%라고 봤다. 그 이상이 되면 성장 폭이 꺾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협상타결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렇다고 상황 전체가 나아진 것은 아니다. 없던 관세가 새로 생겼으니 가격 측면에서 불이익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가성비’로 승부 보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전까지 한국 제품을 쓰던 미국 소비자가 가격 상승을 얼마나 감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추후 수출 실적을 지켜봐야죠.”(뷰티업체 관계자 A씨)

올 상반기 대미(對美) 화장품 수출액은 10억2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8억6700만 달러) 17.7% 늘었다. 수출액 기준 2위 국가였다. 1위인 중국(10억7800만 달러)을 바짝 따라잡은 모습이다. 하반기 실적까지 합치면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올 상반기 대미 수출액이 늘어난 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발 빠르게 주문한 미국 내 소비자들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3월 관세 부과 소식이 알려진 후 미국 소비자들이 K뷰티 제품을 사재기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그런 점에서 상반기 수출 증가는 어쩌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업계는 최소 9월 실적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외 신시장을 더 발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중동·남미 등을 눈여겨 봐야 해요. 최근 K뷰티 소비량이 늘고 있는 곳들이거든요. 그간 K뷰티의 한계로 지목된 브랜드파워도 키워야죠.”(뷰티업체 관계자 B씨)

관세 파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선 다양한 해법이 필요하다.  미국 외 시장을 발굴해 매출을 다각도로 늘리고 브랜드파워를 키워 오래 찾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미 수출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아직 여러 대외 요건은 K뷰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에서 K뷰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브랜드를 인수하려는 글로벌 뷰티 기업들도 등장했다.  

어렵게 온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기업은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노크해야 한다. 기술개발(R&D)에 투자해 품질·브랜드를 향상시키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정부 또한 K뷰티 발전을 막는 규제를 풀거나 해외 진출 전략을 고민하는 등 지원 방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지금은  K뷰티 글로벌 리더를 향한 ‘2인3각’이 필요한 때다.

김재훈 인사이트코리아 기자.
김재훈 인사이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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