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리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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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 이창수 전문위원] 필자가 30여년간 많은 경영자와 임원들을 만나고 다양한 기업 현장에서 겪으면서 느낀 것은 위기의 순간에 높은 성과, 즉 하이 아웃풋(High Output)을 만들어 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필자가 경험한 가장 큰 차이점은 ‘하이 아웃풋’을 만들고 발전하고 성장하는 회사의 이면에는 항상 탁월한 리더가 존재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리더는 누구이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에 기업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치는가?

회사(會社)는 사람이 모여 조직을 구성하고 부가가치를 높인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해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이 상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계속 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은 회사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다. 즉 한 회사를 대표해 회사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는 최고경영자(CEO)를 의미한다.

이나모리 가즈오와 스티브 잡스

동일한 직원과 동일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리더가 바뀌었을 경우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극적으로 회생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목격했다. 2010년 파산 직전이던 일본항공 회장으로 취임한 이나모리 가즈오는 당시 부채가 21조원에 달했고 매년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던 회사를 불과 1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시켰다. 그 다음 해부터는 역대 최고 수익을 해마다 경신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리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런 사례는 스티브 잡스도 애플에서 보여줬다. 그가 회사를 떠났던 1985년부터 1998년까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던 애플은 잡스가 경영에 복귀하고 나서 바로 흑자로 전환됐고 세계 최고의 창조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가즈오 회장과 CEO 잡스는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기에 이들 기업이 위기에서 온전히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일까?

부실기업 리더의 공통 문제점 5가지

앞에 거론한 대표적인 리더 외에도 회사를 위기에서 되살린 사장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부실화된 회사의 문제점을 일차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부실화된 회사는 항상 원인이 있다. 사장은 경각심을 갖고 회사 내외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 사장이 문제점에 소홀히 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회사가 부실화된 것이다. 부실의 직접적인 원인과 그 뒤에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단계별로 해결해야 한다. 부실화된 회사는 항상 경영에 문제가 있다. 이 문제점은 대개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 목표가 불명확하다. 두 번째, 자신에게 후하고 직원 신뢰를 못 받는다. 세 번째, 회사에 맞는 시스템이 없다. 네 번째, 제품·기술·고객·시장·경쟁사 변화를 먼저 예측하지 못하고, 회사의 장단점을 이해하지 못해 경쟁력 있게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다. 다섯 번째, 변화와 도전에 대한 실행력이 없다.

문제를 살펴보면 모두 사장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제의 근원이 사장이므로 마땅히 회사를 성공적으로 회생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장에게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문제점서 벗어나는 다섯 가지 솔루션

필자는 경영 위기에 처한 사장들에게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 사업을 하는 목표와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사장은 사업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표라면 어려운 사업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강남에 아파트나 건물을 매입해 과거 10년간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 수익은 200%, 300%가 넘을 것이고 대출을 받아 부채를 활용했다면 더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명확한 철학이 없다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끊임없는 위기를 극복하며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 사업을 하면서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 수익을 창출해 직원·직원 가족에게 사랑과 평안하고 풍족한 삶을 제공하고 싶은지, 소명의식을 갖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고객에게 행복을 제공하고 싶은지, 이를 통해 사장 본인은 정말 개인적인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사장의 명확한 철학이 기업의 성공과 미래를 결정한다.

두 번째, 자신에게 엄격하고 동료와 고객에게 믿음과 신뢰를 받아야 한다.

유교 경전 <대학(大學)>의 8조목 중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조목이 있다. 스스로 수양해 인성을 갖춘 이가 가정을 잘 다스리면 그 나라 또한 평안하고 온 세상이 태평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 조목이 기업 경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급격한 환경 변화와 치열해지는 기업 간 경쟁은 인간의 감정을 메마르게 하고 인성을 파괴해 기업 경영에서도 상식과 질서를 파괴하게 된다. 이러한 회사는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고 직원들 또한 정성을 다해 업무수행을 하지 못할 것이다.

리더는 업무역량뿐만 아니라 인품으로도 부하직원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리더는 명확한 지시를 함과 동시에 본인이 이를 달성하는 모습을 스스로 보이고 부하직원이 본받을 수 있는 대상이 돼야 한다. 상사가 지시해 시행한 업무 결과가 좋을 때는 부하직원에게 그 공을 돌리고,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상사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럴 경우 부하직원은 업무 도중 어려운 일이 생겨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세 번째, 사물의 이치를 파악하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혁명적인 기술 발전, 디지털화, 시장의 언택화 등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리더에게 이러한 변화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이 없다면 기업은 생존이 어려워지고 발전할 수 없다. 사장은 끊임없이 공부해 지식과 지혜를 축적해야 한다. 고객, 제품, 기술, 경쟁사, 시장에 대해 더 깊이, 더 넓게, 더 치밀하게 파악하고,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예측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점을 찾아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경쟁사보다 빨리 문제점을 파악해 차별화 전략을 세워 해결하는 것이 기업 성패를 좌우한다.

네 번째, 담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공유하고, 실행해야 한다. 가슴 뛰는 비전과 명확한 목표가 없는 사람이나 기업은 역량이 분산돼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특히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여러 가지 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느 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동일하다. 명확한 목표는 조직의 모든 역량을 한곳을 향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도록 한다. 따라서 뛰어난 리더는 자신의 힘으로 회사나 조직을 일등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 뛰는 비전과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모든 임직원이 동일한 비전과 목표에 공감하고 열정으로 함께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임직원의 힘과 지혜로 회사나 조직을 일등으로 키우는 것이다.

다섯 번째, 변화와 도전 경영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기업 세계는 냉혹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나지만, 30년 이상 버티는 기업이 드물다. 최근 미국의 대기업 20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평균수명은 10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세계 시장 통합으로 국가를 넘어 기업 간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해지고, 기술의 혁명적 발달로 제품 생명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1등 기업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승자 독식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2등 기업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변화를 리딩하느냐, 거부하느냐

삼성전자 전 CEO인 윤종용 부회장은 CEO로 재임 시 매년 임원에게 개별적으로 편지를 보냈다. “변화를 리드하느냐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느냐”가 편지의 주요 내용이었다. 임원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가 담당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고객, 제품, 기술, 시장의 정보에 민감해 하고, 본인과 조직을 ‘변화’에 맞춰 도전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상이 급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현 상태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기업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또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은 기업 내부와 외부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에 안주하고 있는가? 위기에 봉착했는가? 용기를 가지고 변화에 도전하자. 불굴의 의지와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와 도전을 끝까지 실행하고 완성하는 사장만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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