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셧다운·계열사 매각·조직개편...업황 부진 장기화 여파
美 제철소 착공 앞두고 국내 몸집 줄이기 나섰다는 분석도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올해에는 미국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까지 겹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에 서 대표는 현대차 시절부터 주특기였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핵심인 몸집 줄이기를 과감하게 시행하고 있다. 공장 셧다운, 계열사 매각, 조직개편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어 업계에선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강현표 긴축 경영...공장 셧다운·계열사 매각·조직 개편 일사천리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인천공장 가동 중단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철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감산 조치 차원에서 한 달간 인천 공장을 셧다운한 바 있다.
현대제철 측은 생산시설 대보수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름철 전력 사용을 줄이고 감산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철강사들은 통상 철근 손익분기점을 톤당 70만원대 후반에서 8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철근 가격이 톤당 70만원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고 건설 경기마저 좋지 않아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당진공장 역시 이달 15일까지 같은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는데, 모두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서 대표는 현대IFC 등 계열사 매각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현대IFC는 조선용 단조 제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단조는 금속을 두들기거나 눌러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성형 방법 가운데 하나다. 예상 인수 금액은 2000억~3000억원으로 지난 4월 동국제강이 현대제철의 제안을 받고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또 포항1공장 중기사업부를 대주·KC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항1공장 중기사업부는 굴삭기 부품인 무한궤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포항 1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산 20만톤으로 국내 최대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제철의 중기 판매량은 2021년 대비 65% 감소할 정도로 부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와 중국 저가 제품 대비 경쟁력 상실로 구조적 한계를 맞이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조직 개편도 서두르고 있다. 서 대표가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은 2023년 1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기존 봉형강 중심으로 나눠져 있던 사업 조직을 생산본부 하나로 통합하고 영업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이날 단행했다.
철근과 H형강 등 핵심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조직을 일원화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영업을 강화하려는 서 대표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본부장은 기존 판재사업본부장이던 이보룡 부사장이 맡는다. 김원배 봉형강사업본부장은 신설된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제철이 운영하고 있는 여자 축구단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 남자 양궁단 등 스포츠단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이다.
美 제철소 착공 앞두고 국내 몸집 줄이려는 의도 엿보여
불황과 별개로 내년 10월 착공 예정인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의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되는 만큼 현대제철이 핵심 투자자로서 두둑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서 대표의 긴축 경영에 한 몫 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재무통인 서 대표를 발탁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업황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서 대표는 모기업 의중에 따라 국내 사업 몸집을 서서히 줄이며 미국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車 강판 한국GM 공급...현대제철 서강현 대표, 위기 겨우 넘겼다
- 현대제철, WRC 글로벌 고객 초청 행사 진행
- 현대제철, CDP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 선정
- 현대제철, 수소 수송용 후판 강재 RINA-CSM 테스트 통과
- 현대제철, 1분기 영업손실 190억원...“2분기부터 회복 기대“
- 현대제철, 아마존웹서비스와 전략적 협력 체계 구축
- 현대제철, ‘2025 세계 인정의 날’ 단체·개인 동시 수상
- 철강 넘어 원전 폐기물로…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 승부수 '캐스크'
- 현대제철, 2분기 영업익 1018억원…전년比 3.9%↑
- 현대제철, 폭염 속 근로자 안전에 팔 걷었다
- 현대제철, 호주 철강지속가능성 인증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