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배송 경쟁력 VS 노동조합과 갈등’…이해관계 상충
전문가 “주 7일 배송은 뉴노멀…노동권과 균형 해법 찾아야”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CJ대한통운이 신영수 대표 체제에서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를 전격 도입하며 주말 배송 경쟁에 뛰어 들었다. 빠른 배송이 트렌드인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지만, 택배노동자와의 갈등이라는 문제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신영수 대표는 지난해 8월 타운홀 미팅 등 사내외 공식 행사에서 매일 오네 도입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CJ대한통운이 94년간 대한민국 물류 근대화를 이끌어온 기업“이라며 “변화와 혁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쿠팡의 로켓배송 등 경쟁사 점유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매일 오네 도입 이후 CJ대한통운은 주말과 공휴일에도 상품을 배송하며 배송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패션, 식품, 홈쇼핑 등 주요 고객사들은 주말 배송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주말 주문량도 증가하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표 사례는 관계사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은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전체 물동량이 1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치한 신규 고객 가운데 식품 셀러 비중이 24.7%로 가장 높았고 생활·건강 카테고리가 23.7%, 패션이 20.6%로 뒤를 이었다.
소비재와 패션 셀러가 대거 유입된 배경에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매일 오네의 영향이 컸다. 과거에는 일요일, 공휴일 포함 연간 약 70일 가량은 택배를 받을 수 없었지만 매일 오네 도입으로 언제든 배송 서비스가 이뤄져 셀러는 판매기회 확대를, 소비자는 구매 선택권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
매일 오네 성공의 이면…“노사 신뢰 회복이 관건”
CJ대한통운은 매일 오네 서비스로 고객사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노조와 신뢰 회복과 현장 인력의 실질적 처우 개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주 7일 배송과 동시에 택배기사의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세부 운영방안을 두고 노조와 대리점연합회, 본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통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파업 등 단체행동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대부분 쟁점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으며 원만한 마무리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휴일 근무 부담과 처우 개선을 둘러싼 불만이 상존한다.
결과적으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서비스 품질 저하와 소비자 피해, 업계 전반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전문가는 매일 오네가 물류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혁신과 노동권 보호라는 두 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분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통해 업계 뉴노멀을 이끌어냈다”면서 “앞으로 배송 근로자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