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 이재명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선임
하정우 AI수석·한 장관 후보자 협업 주목…소버린 AI 전략 완성도 ↑

[인사이트코리아 = 신광렬 기자]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듯이, AI 시대 고속도로를 구축해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울산에서 개최된 ‘S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택할 만큼 AI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 AI 정책 선봉장으로 네이버가 주목받는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네이버 출신 인사들을 중용했다. 지난 15일에는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한 데 이어 23일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이다.
2017년부터 2022년 한 후보자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시절 하 수석은 네이버 클로바(CLOVA) AI리서치 헤드, AI랩장으로 활동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네이버는 국내 AI 사업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사업인 AI 사업 100조원 투자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같은 기대감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18일까지 20만원대 초반을 횡보하던 네이버 주가는 1주일간 상승세가 이어지며 27만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오랫동안 부진한 주가를 유지하며 ‘밉상주’로 불려 오던 네이버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국가주도 AI 사업, 하정우가 개발하고 한성숙이 키운다?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중용된 이유는 왜일까. 업계에선 네이버가 갖고 있는 AI 개발 사업 경험, 노하우가 이재명 정부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네이버는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 중 특히 AI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하 수석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하이퍼클로버X는 현재 네이버 쇼핑앱 등 각종 서비스에 활발히 쓰이고 있다.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해진 의장 또한 AI 사업을 네이버의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지난 9일 첫 해외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관련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1월 ‘네이버 단(DAN) 24’ 콘퍼런스에서 매출의 20~25%를 AI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향후 6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하 수석은 오래 전부터 소버린 AI를 강조해 온 만큼, 이재명 정부의 국가 LLM 개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를 중기부 후보로 지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재명 정부는 거대한 오픈소스 AI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AI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한 후보자는 네이버 재직시절 ‘프로젝트 꽃’ 캠페인을 통해 중·소상공인 사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 수석이 주도해 개발할 초거대 AI에 한 후보자 주도의 스타트업, 중소기업 정책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정부가 목표로 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골자다.
네이버식 IT정책은 외국 투자사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올리며 “네이버는 정부의 소버린 AI 프로젝트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 AI 정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네이버가 AI 시장에서 상당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