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 새 정부 출범 힘 받아 훨훨…업계 입 모아 ‘KB금융’
AI 100조원 투자에 AI·반도체주 주목…네이버·SK하이닉스 ‘웃음꽃’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국내 증시가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코스피는 3년 5개월 만에 장중 2900선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3000선 달성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코스피 3000 시대를 이끌 주도주에 관심이 모인다.
16일 금융투자협회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8500억원으로 최근 1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로,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빚투(빚을 내 투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훨훨 나는 금융·증권…업계 최선호주는 ‘KB금융’
투자자들은 코스피 3000 시대 주도주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는 금융·증권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을 주도주로 꼽는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 중추는 AI, 반도체 등 신성장 동력 육성과 주식시장 정상화”라고 밝혔다.
금융·증권주는 이번 정부 돌입 후 특히 주목받고 있다.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주식 시장이 활성화 되며 투자가 늘어나고,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져 향후 인수·합병(M&A) 등 여러 방면에서 금융권이 맡을 역할이 커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금융지주, 보험, 증권 등에서 다양한 종목이 담긴 한국거래소(KRX) 300 금융지수는 새 정부 출범 전인 2일부터 이날까지 약 10% 상승했다. 이 기간 KRX 은행 지수, KRX 증권 지수, KRX 보험 지수는 각각 10%, 18%, 16%가량 뛰어올랐다.
증권가는 금융주 중 KB금융을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하나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KB금융을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주주환원 의지가 충만한 진정한 밸류업 기대주”라며 “은행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정상화 과정에서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100조 투자…네이버·SK하이닉스 ‘웃음꽃’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원’을 내세운 만큼 AI 관련주와 반도체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다. AI와 반도체 산업은 연관성이 깊다. 반도체는 AI 기술 구현에서 필수적인 연산 처리와 데이터 저장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증권가가 AI 분야에서 주목하는 종목은 네이버(NAVER)다.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등이 네이버를 업계 최선호주로 추천하고 있다. 새 정부의 AI 투자 활성화,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국내 AI 서비스 제공 플랫폼 기업이 수혜주가 될 것이란 의견이다.
이번 정부가 새로 신설한 직책인 대통령실 AI미래기획 수석비서관도 네이버 출신이다. 하정우 네이버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AI정책수석으로 임명됐다. 하 수석은 이 대통령의 AI 공약을 구체화하고 정책을 구현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가 그간 강조한 ‘소버린 AI(독자적으로 개발한 AI)’를 이끌 전망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에 기반한 네이버의 실적 개선 지속과 하반기 AI 에이전트, AI 검색기능 강화로 밸류에이션 회복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9거래일 동안 12% 올랐다.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9000원(4.49%) 오른 20만95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최선호주로는 SK하이닉스가 꼽힌다.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등이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최선호주로 선택했다. SK하이닉스는 새 정부 출범 후 주가(종가 기준)가 19% 넘게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6만원을 넘지 못하는 등 주가 상승이 더딘 가운데 SK하이닉스 주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여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차세대 HBM인 HBM4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했고, 올해 하반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주목할 것을 권고하며, HBM4에서 경쟁력을 재차 증명할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