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전략-‘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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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 이창수 전문위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로 자신과 상대방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 고대 춘추시대에 손무가 기술한 이 전략은 현대의 회사 경영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자사 분석을 통해 회사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경쟁사 정보를 취득하고 분석해 장·단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양사의 정보를 결합하고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 유효한 전략을 발굴, 수립한다면 경쟁에서 위태롭지 않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시장이 급변하고 동종 업계 내뿐만 아니라 이종 업계와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경쟁사에 대한 정보 취득 및 분석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쟁사와 자사의 재무제표를 비교 분석해 회사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제품 비교를 통해 양사 제품의 장단점, 적용기술 및 생산성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한다. 경쟁사의 생산설비, 인력운용, 생산성, 품질, 불량률, 부품조달, 외주업체 등 취득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득해 자사와 경쟁사의 차별점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사의 강점을 활용해 경쟁사 약점을 공략한다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움 없이 경쟁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켜라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자동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제품에 포드 시스템(Ford System)이 적용되면서 대량 생산, 대량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컨베이어 벨트 활용: 1913년, 포드는 미국 미시간주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해 자동차 조립 공정에 적용했다. 이로써 작업 대상인 자동차가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노동자는 제자리에 서서 반복적으로 특정 작업만을 수행하게 됐다.

두 번째, 이동 조립법: 기존에는 작업자가 제품을 찾아다니며 조립했으나 포드는 제품이 작업자 앞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이 극적으로 향상됐다.

세 번째, 표준화와 단순화: 부품 규격화와 공정 단순화를 통해 부품 생산 및 조립을 대량생산에 적합하게 했다. 덕분에 원가가 크게 절감되고 자동차 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

네 번째, 분업화: 전체 생산 공정을 세분화해 각 작업자가 한 가지 단순 작업만 반복하도록 했다. 이는 미숙련 노동자도 짧은 교육만으로 생산에 투입될 수 있게 했다.

이같은 포드 시스템 도입으로 포드는 모델 T 자동차의 생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고 자동차 가격을 대폭 낮춰 대중화에 성공했다. 저렴한 가격과 표준화된 품질은 고객의 대량 수요를 창출하고 고객의 대량 수요가 다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제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이 대량 생산시스템을 도입하고 제품을 대량 생산해 시장에 공급함에 따라 공급은 넘쳐나고 기업간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졌다.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업만이 승리하는 시장으로 변화했다. 즉,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만이 판매 가능한 시장이 된 것이다.

현재 대부분 기업, 아니 모든 기업은 소비자 지향적이고 소비자 욕구가 무엇인지, 고객의 미충족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마케팅 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조사를 시행하고 이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고객과 상품에 집중해 고객 욕구를 파악하고 고객 욕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기업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경우에도 시장에서 성공하는 제품과 기업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왜 많은 기업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시장에 출하하고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일까?

경쟁사의 치명적 약점을 공격하라

기업이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제품을 출하해도 그 제품이 시장을 독점하는 제품이 아니라면 다수의 경쟁 제품이 있다. 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고객, 제품 이전에 경쟁사 지향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쟁사 약점을 발견하고 그 약점을 공격해 경쟁사가 수비에 어려움을 겪게 하고 궁극적으로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 자사와 경쟁사를 면밀히 분석해 자사와 경쟁사 역량, 경쟁력 그리고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

첫 번째, 자사 시장점유율이 높고 자사가 제품, 기술, 자금, 시장 장악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경우엔 공격보다는 자사 제품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는 방어전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시장점유율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 과도한 경쟁과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기존에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점유율을 더 높이기는 쉽지 않고 경쟁사를 자극해 더 치열한 경쟁을 유도할 것이다. 코카콜라는 글로벌 음료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코카콜라는 시대를 초월한 브랜드 이미지, 강력한 유통망, 기억에 남는 광고 캠페인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고 있다. 경쟁사인 펩시와의 경쟁에서도 무리한 점유율 확대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시장 리더십을 지키고 있는 좋은 사례다.

두 번째, 자사 시장점유율이 낮고 경쟁사 대비 영업과 자금이 열세인 경우 유사 제품 경쟁을 피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개발해 측면공격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SK하이닉스가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에서 기존 제품에 대한 경쟁을 자제하고 차세대 신제품 HBM(High Bandwidth Memory) 개발에 집중해 현재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개발한 대표적 사례다.

세 번째, 자사가 신생기업이거나 회사 규모가 너무 작아 충분한 생산, 영업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경쟁기업과 유사한 제품, 유사한 영업전략으로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사 경쟁력이 열등할 경우 회사는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경쟁사와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 회사가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둬도 경쟁사가 신규로 제품을 개발, 출시하기에는 시장이 작거나 많은 비용이 들어 시장 진입을 꺼리는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 또한 경쟁사를 자극하지 않는 영업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워비 파커(Warby Parker)는 전통적인 안경 산업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한 스타트업이다. 기존 안경 시장은 가격이 비싸고 유통구조가 복잡했으나 워비 파커는 온라인 직판과 저렴한 가격, 세련된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이로써 대기업이 쉽게 진입하지 않는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뒀고 경쟁사를 자극하지 않는 영업전략(온라인 중심, 직접 배송, 사회적 가치 강조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고객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사와 경쟁사를 철저하게 분석해 자사에 적합한 시장을 확보하라. 자사 역량과 시장에 맞는 경쟁사 전략을 고려한 차별화된 경쟁 전략을 발굴하고 이를 실행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고 승리할 수 있다.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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