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1일 공식 자료 통해 증권사 불완전판매 문제 제기
증권가 “이해 어렵다”…시선 분산 목적이란 시각도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홈플러스 기업 회생 사태를 두고 홈플러스 측과 증권사들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 홈플러스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당사와 주주사(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또한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 직전 과정 타임라인을 밝히며,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손실 사태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홈플러스는 "당사와 주주사는 2월 25일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의 발행, 판매 및 재판매의 거래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거래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신영증권이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ABSTB를 재판매한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불완전판매행위가 없었는지도 규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BSTB는 기업이 1년 미만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전자방식 유동화 채권으로, 이번 사태의 중심 중 하나다.
회사가 물품 구매를 위해 카드사를 통해 대금을 지급하면, 카드사는 신영증권이 만든 유동화전문회사(SPC)와 유동화 계약을 맺고, SPC는 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ABSTB를 발행한다.
ABSTB는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카드사-SPC-증권사-투자자 순으로 자금이 순환되는 구조다.
이번 홈플러스 회생 사태로 900억원가량 ABSTB 상환 지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1일 홈플러스가 ABSTB 상환 불이행과 관련해 신영증권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말도 안 되는 떠넘기기라는 반응이다. ABSTB 발행을 위해서는 자금 필요 이유와 재무제표, 자산현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밝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당초 발행이 어려웠을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영증권 측도 홈플러스의 '불완전판매' 의혹 제기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사가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고객에게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허위, 과장된 정보를 제공할 때 발생한다.
즉, 증권사에서 매매 고객 측에 사전에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했다면 불완전판매로 볼 수 없다. 신영증권 측은 당시 매매 고객들에게 위험 가능성을 고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의 언론홍보 활동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공식 보도자료에 타사를 직접 언급하며 비판하는 일은 흔치 않다"며 "홈플러스가 회사나 MBK파트너스로 쏠리는 시선을 분산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