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 두 번째 매각 추진
저조한 실적·어두운 업황에 매각 쉽지 않을 전망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롯데카드의 매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카드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부진한 실적을 내며 매물로서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롯데카드 매각주관사로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사 지배 금지) 정책에 따라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때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려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75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자회사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롯데카드 지분 4471만7000주(59.83%)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롯데쇼핑도 각각 롯데카드 지분 20%씩을 갖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22년 8월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첫 매각에 나섰다. 당시 하나금융지주·KT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약 3조원대라는 높은 몸값 탓에 본입찰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계열 카드사 몸집을 크게 불릴 수 있어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신용판매 점유율(10.5%)은 카드업계 5위 수준이다.
업황 악화에 매력 떨어지는 카드사
하지만 두 번째 매각 시도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녹록치 않은 업황이 주된 이유다. 최근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회사 간 점유율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업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M&A 시장에서 카드사 매물 매력이 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조한 실적도 발목을 잡는다. 롯데카드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2.6% 감소한 13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보다 18.9% 줄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하지만 일회성 효과를 빼고 비교해도 국내 7개(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 카드사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018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던 베트남 법인(롯데파이낸스베트남)이 흑자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시장 진출 6년 만인 지난해 76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로카 전략을 중심으로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서비스 발굴을 통해 이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 지속적인 조달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