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강점 ‘물성 매력’ 앞세워 공간 재창조 성공
‘가격 끝판왕’ 푸드마켓과 함께 몰타입 공간 구성 주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신입사원 수료식에 참석해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신입사원 수료식에 참석해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신세계그룹>

[인사이트코리아 = 이상훈 기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공간혁신’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이후 새롭게 선보인 매장들이 히트를 치면서, ‘찾아오는 매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의 혁신은 크게 미래형 마트 표본인 ‘몰 타입의 복합쇼핑형’이 중심에 있다. 여기에 ‘가격혁신형‘ 매장으로 푸드마켓을 새롭게 선보였다.

7일 신세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성장 본격 재개’를 선언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8일 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정 회장은 “32년 전 나온 이마트는 고객의 일상을 바꿨고 이마트를 통해 새로움을 맛본 1등 고객들은 다시 이마트를 바꾸고 있다”며 “이마트는 고객들이 꼭 와야 하는 ‘물성 매력’을 갖춘 공간으로 지속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혁신 1년, 창고형 할인점 전성시대 열었다

지난 1년 동안 정 회장은 고강도 혁신을 외쳐왔다. 그 중심에는 공간혁신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가 자리한다. 고객 접점 공간을 ‘일부러 찾아올 수밖에 없는’ 매력 가득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게 목표다.

눈의 띄는 것은 역시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급성장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2023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에도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지난해 매출은 직전 년도 보다 5.2% 늘어난 3조5495억원을, 영업이익은 343억원 늘어난 924억원에 달했다. 대용량 필수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차별점이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도 고성장을 예약한 상태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마곡점에 이어 올해 하반기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트레이더스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며 확장전략을 추진중이다.

트리에더스 마곡점 오픈 첫 날 대기줄.<신세계그룹>
트리에더스 마곡점 오픈 첫 날 대기줄.<신세계그룹>

일단 출발이 좋다. 지난 2월 오픈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개점 당일 1만 3000명 방문, 하루 매출 20억원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마곡점은 이마트 사상 역대 최대 규모(면적 1만1636m², 약 3520평)의 상권 맞춤형 점포다.

정 회장의 공간혁신 DNA인 체험요소가 성공으로 이어졌다. 오픈 첫 날인 2월 14일 인기를 끈 ’T-카페(170평)에만 약 5000명이(트레이더스 마곡점 추산) 방문했다. ‘T-카페’의 피자, 미트베이크, 쌀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인기를 얻었다. 

체험형 공간을 제공해 혜택과 재미를 모두 잡은 ‘반다이남코 건담’ ‘캡슐 토이 머신’ 로드쇼도 인기요소로 꼽힌다. 반다이남코 건담 로드쇼는 오픈런 현상을 빚었고 캡슐 토이 머신에는 하루에만 1200명이 넘는 고객이 찾았다.

아울러 이마트는 기존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한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리뉴얼하고 인기 브랜드 및 F&B 테넌트를 유치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스타필드마켓 3개점, 전면 리뉴얼 2개점이 몰타입으로 전환된다. 올해 1월 목동점을 시작으로 남양주점을 리뉴얼해 맞춤형 매장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공간혁신 끝장판 ‘스타필드’, 전국민 놀이터 되다

정 회장이 강조하는 공간혁신 끝장판은 역시 스타필드다. 스타필드는 먹거리, 쇼핑, 레저, 힐링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 쇼핑몰이다. 기존 이마트의 몰타입 전환에서 일부 점포가 스타필드라는 브랜드를 단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실적 흐름도 좋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이마트 연결 자회사 신세계 프라퍼티의 지난해 매출은 3701억원으로 24.9%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 프라퍼티 신성장엔진은 스타필드 수원이다.

정 회장 취임 직전 문을 열었지만 ‘MZ 핫플’로 불릴 정도로 젊은 세대 마음을 사로 잡으며 본업 경쟁력 강화 표본이 됐다. 스타필드 수원은 ‘고객에게 다양한 문화·미식·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대표작이다.

스타필드 광주(가칭)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가칭).<신세계그룹>

성적표도 화려화다. 스타필드 수원은 오픈 이후 첫 분기 성적부터 선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해 1분기에만 2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다. 지난해 1년에만 1900만명 방문, 연매출 1048억원을 기록했다.

정 회장의 전국민 놀이터 스타필드 확장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2027년 준공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는 세계 최초로 멀티스타디움과 호텔,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공간으로, 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2030년 개장을 목표로 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도 쇼핑·엔터테인먼트·휴양이 결합된 체류형 복합시설로 조성된다. 

연 매출 3조 돌파한 스타벅스, 한국형 카페로 새역사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스타벅스도 단순한 커피 브랜드를 넘어 고객에게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제시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매장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방문하고 싶도록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스페셜 스토어’에 눈길이 쏠린다.

스페셜 스토어는 압도적인 뷰와 아름다운 디자인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더(THE)’ 매장과 독창적인 콘셉트로 고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는 ‘콘셉트 매장’으로 나뉜다.

2020년 ‘더양평DT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11개 스페셜 매장이 문을 열었다. 폐극장을 재해석한 ‘경동1960점’, 100년 고택을 활용한 ‘대구종로고택점’, 북한산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는 ‘더북한산점’이 대표 사례다.

이러한 공간 혁신은 정 회장이 강조하는 브랜드 차별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커피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뉴노멀’ 시대에서스타벅스는 단순한 음료 제공을 넘어 소비자에게 독특한 경험과 지역적 가치를 전달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정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

스페셜 스토어는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 이상이 방문하며 명실상부한 ‘목적지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스타벅스는 올해도 신규 스페셜 스토어를 오픈하며 차별화된 제3의 공간 창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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