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 불황 속 ‘실적 선방‘, 상승세 주역 컬러강판
유럽 고급화 전략 성공, 수출 점유율 40%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동국제강그룹>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철강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으로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발(發) 저가 철강 유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폭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공장 가동 중단이나 폐쇄 등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도 동국제강그룹은 핵심 계열사 동국씨엠의 예상을 뛰어넘은 선전에 힘을 얻고 있다. 동국씨엠은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분류되는 컬러강판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국씨엠, 철강업계 불황에도 ‘실적 선방‘

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씨엠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1638억원으로 2023년 대비 70.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773억원으로 같은 기간 189.7% 늘었다. 동국제강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것과 상반되는 실적이다. 

동국씨엠 상승세는 컬러강판이 이끌고 있다. 컬러강판은 냉연강판 등에 색을 입혀 원하는 무늬와 질감을 구현해 낸 제품이다. 주로 건축 자재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 외장재로 사용된다. 

컬러강판은 철강업계 대표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이 쉽게 대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환율 효과 등으로 인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컬러강판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었던 점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동국씨엠이 개발한 ‘럭스틸(Luxteel)‘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유럽, 인도 등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 소재에 쓰이는 목재는 불에 취약하고 석재는 가공이 어려운 반면 럭스틸은 목재·석재 등 천연 자재의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면서도 타지 않는 특성이 있고 가공이 쉽다.

한국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컬러강판 수출액은 142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컬러강판 수출을 시작한 1972년 이후 최다 수준으로 2023년(122만9000톤) 대비 15.9% 증가했다. 동국씨엠이 유럽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수한 품질뿐 아니라 동국씨엠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성과로 읽힌다. 

동국씨엠은 2030년까지 컬러강판 매출 2조원, 10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DK 컬러 비전 2030’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향 컬러강판 수출 대응 강화를 위해 지난해 4월 독일에 유럽지사를 설립했다.

아주스틸 인수 승부수, 컬러강판 세계 1위 도약

좋은 분위기 속 동국제강그룹은 동국씨엠을 동국제강 못지않은 중심축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컬러강판 업계 5위 아주스틸을 끌어안는 승부수를 던졌다. 동국씨엠은 지난달 7일 아주스틸 완료하며 컬러강판 분야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동국제강그룹>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동국제강그룹>

장세주 회장 장남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전무)이 아주스틸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도 동국씨엠으로서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장 전무는 지난해 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동국씨엠 전무를 겸임하게 됐다. 머지않은 미래 장 전무가 회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상당하기에 동국씨엠의 그룹 내 입지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확률이 높다. 실제 장 전무 역시 동국씨엠에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럭스틸 등 고부가 프리미엄 컬러 강판 제품 위주로 수익성을 높여 실적을 개선했다”며 “올해는 아주스틸 재무 건전성 개선을 통해 M&A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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