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앞두고 연말 인사서 유임 확정...‘송구영 3기’ 시대 개막
케이블TV, 알뜰폰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홈 사업부문 부진
신사업 추진과 동시에 홈사업 자회사 신설...품질리스크 보완 조치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기존 사업의 내실화를 꾀하면서도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뤄야하는 책임감을 떠안았다.<LG헬로비전>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기존 사업의 내실화를 꾀하면서도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뤄야하는 책임감을 떠안았다.<LG헬로비전>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LG헬로비전을 이끌고 있는 송구영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조직 운영으로 기존 사업의 내실화를 꾀하면서도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뤄야하는 과제를 떠안아서다. 송 대표는 지난 2020년 LG헬로비전 대표에 취임했고 2022년 3월에 재선임 됐다. 이번에 유임이 확정되면서 또 다시 2년간 LG헬로비전을 이끌게 됐다. 구광모 LG 회장의 신임을 얻은 송 대표는 미디어 환경 변화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영 전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송 대표는 최근 인력은 감축하고, 홈 사업 품질은 올리면서 다방면에서 활로를 찾는 투트랙 전략에 돌입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IPTV 가입자 증가세 둔화’ 라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케이블TV 1위의 몰락...송구영 매직 기대

LG헬로비전은 국내 케이블TV 1위 기업이다. 하지만 올 들어 주력사업인 케이블TV, 알뜰폰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도 받았다.

LG헬로비전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3% 줄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나 감소했다. 2022~2023년 1분기 영업이익에 기여했던 일회성 수주가 올 1분기에는 없었던 영향이 크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매출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홈 사업부문(케이블TV·알뜰폰·인터넷·렌탈) 부진이 결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 올해 케이블TV 누적 매출(1~3분기)은 3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0억원 줄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 가입회선은 361만9909개로 1년 전보다 8만개 가까이 줄었다. 알뜰폰도 예년보다 성적이 저조하다. 이 부문 분기별 매출은 1분기 382억원, 2분기 393억원, 3분기 3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9%, 4.4%, 3.6% 감소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V 방송 시장의 성장이 미미해졌는데, 그 중에서도 통신사 IPTV(인터넷TV)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케이블TV 가입자 성장이 더디다”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우선 지역 특산품, 렌탈 등의 신사업을 기존처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그가 부임하고 추진한 이들 사업은 매해 두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LG헬로비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두 사업이 포함된 기타수익의 매출은 2020년 1898억원에서 지난해 3626억원으로 4년만에 약 2배 늘었다. 덕분에 전체 매출도 2020년 1조579억원에서 지난해 1조1903억원으로 늘었다. 올 3분기 두 사업 매출은 각각 6.9%, 11.6% 늘어난 537억원, 332억원을 기록해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는 사라졌으나 구원투수로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송 대표는 LG유플러스 재직 당시 CJ헬로 인수를 진두지휘한 이력이 있다. 이에 ‘고객가치혁신’과 ‘품질 개선’ 같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리더십을 기대해볼만 하다. LG헬로비전은 지난 2일 신설자회사 ‘헬로커넥트N’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다. 이는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등의 개통·유지보수·영업 전반을 담당하는 회사로 대표이사로는 양재용 LG헬로비전 영업전략실장이 내정됐다.

품질 리스크 해소 노력...계약직 말고 정규직 쓴다

흥미로운 점은 LG헬로비전과 계약한 전국 36개 협력사에서 운영하던 업무를 앞으로는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됐던 협력사 직원(300명)의 절반 이상이 헬로커넥트N의 정규직으로 전환돼 수행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간 LG헬로비전은 현장 인프라를 외주에 맡긴 터라 인력비 절감은 가능했어도 품질 면에 있어서는 리스크가 있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회사는 지난 10월 이미 신규 법인의 ▲정보보안 ▲안전관리 ▲인사 업무를 담당할 경력 직원을 채용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LG헬로비전 계약직으로 근무한 뒤, 내년 1월 1일 신설 법인의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통신기업들은 과거 인건비 비중이 높은 홈서비스 인력을 외주로 충당했다. 하지만 원청의 계약 해지 시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이들이 정규직과 차별받는 문제가 이어지면서 자회사를 신설해 직접 고용하는 트렌드가 형성됐다. 송 대표가 협력사 직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편입해 더 나은 처우를 제공하고, 소속감을 높이려는 것은 결국 고객서비스 질을 향상하고 회사 이미지와 실적의 개선을 꾀하는 전략인 셈이다.

이외에 신사업 추진으로 늘어난 금융비용 부담을 해소하는 것도 송 대표의 몫이다. LG헬로비전의 올해 3분기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5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 역시 39.2%로 1년 전보다 5.2%포인트 높아졌다. LG헬로비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영업이익은 148억원이고, 이자비용은 137억원에 달한다. 이는 앞서 방송·통신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렌탈 사업과 지역콘텐츠, 3대 신사업(커머스·교육·문화관광)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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