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셩형 AI 연구개발로 미래 기회 선점 야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국내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 3.0'을 오픈소스를 공개하며 ’AI 일상화 시대‘ 로의 전환에 속도를 냈다.<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국내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 3.0'을 오픈소스를 공개하며 ’AI 일상화 시대‘ 로의 전환에 속도를 냈다.<LG>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국내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 3.0’ 오픈소스를 공개하며 ’AI 일상화 시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이는 올해 초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밝힌 상반기 사업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구 회장은 저성장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넘어 그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지난 7일 AI 모델 ‘엑사원(EXAONE) 3.0’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생성형AI 서비스 ‘챗엑사원(ChatEXAONE)’ 베타 버전을 임직원 대상으로 도입했다.

메타·구글보다 낫다...‘엑사원’으로 띄운 구광모의 AI 승부수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 7월 ‘엑사원 2.0’을 공개하는 등 3년간 생성형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이번에 선보인 ‘엑사원 3.0’은 성능과 경제성을 모두 잡은 모델이다. LG AI연구원은 AI로 인해 촉발된 소비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량화·최적화 기술 연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이전 모델 대비 추론 처리 시간 56%, 메모리 사용량은 35% 줄이고 구동 비용도 72% 절감했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3.0’ 기술 보고서에 실제 사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성능 평가 지표)와 함께 평가에 활용한 25개 벤치마크 개별 점수와 각 영역별 평균 점수를 모두 공개해 신뢰성을 높였다.

‘엑사원 3.0’은 실제 사용성을 비롯해 코딩과 수학 영역 등 13개 벤치마크 점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메타의 라마3.1, 구글의 젬마2 등 동일 크기의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비교해 우위에 있는 수준이다.

‘엑사원3.0’은 특허와 소프트웨어 코드, 수학, 화학 등 국내외 전문 분야 데이터 6000만건 이상을 학습했다. LG AI연구원은 연말까지 법률, 바이오, 의료, 교육, 외국어 등 ‘엑사원3.0’ 학습분야를 확장해 학습 데이터 양을 1억건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LG AI연구원 측은 하반기부터 LG 계열사들과 함께 제품과 서비스에 ‘엑사원 3.0’ 입히기에 나선다. 연말까지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며 임직원 의견과 아이디어를 반영한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정식 서비스와 모바일 앱을 LG 계열사별 준비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사내 문서 학습 및 보안 데이터 관리가 필요한 계열사에는 지난 6월 LG디스플레이가 사내 문서 30만여건을 추가 학습해 제품 품질 등 공정 관련 질의응답이 가능한 생성형AI를 구축한 사례와 같이 별도의 특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챗엑사원’이 자연어(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입력만으로 파이썬, 자바, C++ 등 22개 프로그래밍 언어와 데이터베이스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SQL(구조화된 질의 언어) 쿼리까지 생성할 수 있어 임직원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챗엑사원’ 베타 서비스는 ’엑사원 3.0’을 기반으로 만든 생성형 AI 서비스다. 실시간 웹 정보 기반 질의응답, 문서·이미지 기반 질의응답, 코딩,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LG 임직원은 검색부터 요약, 번역,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코딩까지 AI를 다양한 업무에 활용하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실시간 웹 검색 결과를 활용하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임직원이 입력한 지시문(프롬프트) 맥락을 파악한 뒤 최신 정보를 반영한 답을 제공한다. 이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위한 기능도 제공한다.

연구원 관계자는 “생성형AI는 입력하는 지시문, 즉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생성한다”며 “관심 직무와 업무 특성에 맞는 질문, AI가 답변한 결과에 이어 입력할 수 있는 질문 등을 추천하는 기능도 적용해 생성형AI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임직원들도 편하게 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 측은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특화된 성능과 경제성을 갖춘 엑사원으로 LG 계열사와 외부 기업·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학계, 연구 기관, 스타트업 등이 최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해 개방형 AI 연구 생태계 활성화와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에이머스’는 LG그룹이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AI 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하반기에 시작한 청년 AI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LG>
‘LG 에이머스’는 LG그룹이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AI 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하반기에 시작한 청년 AI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LG>

LG, AI 혁신 인재육성 가속화

AI는 구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공들이는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LG는 지난 2020년 12월 그룹 AI 연구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한 후 4년간 AI 전환 가속화를 추진하며 생산공정, 소재 및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개선 등 각 계열사 사업현장에서 AI 기술 적용 사례를 늘려왔다.

회사는 올해 5월 전략회의를 열고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하는 전략보고회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AI 등을 중심으로 사업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 6월 나흘간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 현지 사업장을 방문한 바 있다. 이곳에서 '반도체 전설'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를 비롯한 AI 스타트업을 찾아 관련 벨류체인을 점검했다.

미국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에서는 휴머노이드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AI 생태계 전반을 살핀 것은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서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대표의 구상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또 구 회장은 청소년 대상 AI 교육 기관인 ‘LG디스커버리랩’과 LG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LG AI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미래를 이끌어 갈 AI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6일에는 1박 2일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AI 전문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실전 역량을 쌓을 수 있는 ‘LG 에이머스(Aimers) 해커톤’을 열었다. ‘LG 에이머스’는 LG그룹이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AI 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하반기에 시작한 청년 AI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LG인화원에 모인 본선 진출자(34개 팀, 99명)들은 올해 상반기 진행한 4기 참가자 3000명 중 ‘AI 전문가 교육 과정’을 이수한 후 한 달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해커톤 예선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본선에 진출했다.

LG 측은 본선 진출자들을 대상으로 LG AI연구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HSAD 등 7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채용 박람회’를 열어 채용 전문 컨설턴트의 1:1 맞춤형 상담 서비스와 함께 채용 시 우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는 LG AI 인재풀(pool) 등록 기회를 제공했다. 해커톤 대상(고용노동부장관상)과 최우수상(LG AI연구원장상) 등 상위 수상 3개 팀이 LG그룹에 입사 지원하면 서류 전형을 면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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