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기준원 ESG 평가에서 통합 A등급 획득
지난해 4월 지배구조 확립…일반주주 소통 적극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메리츠금융지주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 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양호·보통에 해당하는 등급을 획득하다가, 올해는 한 단계 오른 우수기업 평가를 받은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원 메리츠(One Meriz)’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ESG 평가에서 전년(B+) 대비 한 계단 오른 통합 A등급을 받았다. KCGS는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매년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한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단계로 나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번 평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문 A등급을 받았다. 환경부문은 지난해 B등급에서 올해 A등급으로 두 단계, 지배구조부문은 B+등급에서 A등급으로 한 단계씩 올랐다. 사회부문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A등급으로 변화가 없었다.
그동안 메리츠금융지주는 ESG 등급이 B~B+ 수준이었다. B등급은 ‘다소 취약한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로 체제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B+등급은 ‘양호한 지속가능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KCGS는 개별 기업의 ESG 등급 상향 사유를 구체적으로 코멘트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등급이 상향되는 경우는 종합적인 ESG 관행이나 ESG 경영 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기존의 부정적인 중대이슈가 해소될 경우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다”고 <인사이트코리아>에 전했다.
주주가치 제고 위한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 주효
시장에서는 ‘원 메리츠’ 지배구조 확립이 ESG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란 예측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 3개의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메리츠금융지주 아래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완전자회사로 편입되고, 지주만 상장사로 남았다. 이는 당시 국내 주식시장의 쪼개기 혹은 문어발식 상장 트렌드와 정반대되는 행보로 크게 주목받았다.
특히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은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 포기’라는 통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고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을 괜찮다”며 “경영 효율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경영진에게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메리츠금융지주는 2025년까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6400억원 자사주 매입과 4483억원 현금배당 지급으로 주주환원율 51.2%를 달성했다. 올해도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목표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고 있다.
일반주주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 1분기부터 ‘열린 기업설명회(IR)’를 금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일반주주들이 남긴 질문에 지주 최고경영자(CEO) 김용범 부회장과 최고투자책임자(CIO) 최희문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직접 컨퍼런스콜에서 답변하는 방식이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존 IR이 주로 기관 투자자와 대형 주주 중심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열린 IR은 일반주주들도 참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며 “지난 1·2분기 열린 IR은 주주와 기업간 신뢰를 쌓고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는 장으로서 일반주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번 ESG 등급 상향에 대해 ▲전문성·독립성을 갖춘 이사회를 기반으로 한 운영 ▲사외이사·최고경영자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주체들의 권한과 책임, 자격요건, 선임, 구성·운영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앞으로도 금융업 본연의 활동으로 보다 많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