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파리서 출발 예정이던 TW402편 결항
대체 항공 투입, 현지 29일 오후 6시 30분 출발할듯
LCC 사업 기조와 부족한 정비사 탓…무리한 사업 확장도 영향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티웨이항공에서 또 22시간 지연 사고가 터졌다. 기체 결함으로 결항돼 대체 항공기가 투입됐다.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의 연이은 사고 발생을 놓고 ‘LCC(저비용항공) 특유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9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현지시각 오후 8시 30분 파리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인천행 TW402편이 항공기 기체 결함으로 결항됐다. 티웨이측은 대체 항공기를 투입해 승객을 운송하기로 했다.
대체 항공기가 투입되면 현지시간 29일 오후 탑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출발 추정 시각은 오후 6시 30분이다. 파리에 대체 항공편이 도착하자마자 출발한다고 가정해도 22시간 이상 지연되는 셈이다.
돌아오지 못한 승객은 143명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이들 승객에게 호텔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기체 결함이 발생한 항공기는 A330-200이다. 대한항공에게 대여 받은 5대 중 하나며 해당 항공기는 티웨이항공 정비사와 대한항공 정비사가 함께 관리한다.
이번 지연 사고는 파리를 오가는 첫 운항이었다는 점에서 화두가 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파리에 취항했다고 알렸다. 인천에서 파리로 향하는 TW401 항공편은 탑승률 98%를 기록했다.
이번 지연 사태가 EU261 규정에 반하는 만큼 승객들에게 배상금을 물어줄 가능성도 높다. EU261은 유럽 연합이 시행중인 안전 규정으로 EU국가에서 출발하는 비EU 항공사가 3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거리에 따라 승객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사안의 경우 거리가 3500km 이상인데다 4시간 이상 지연된 만큼, 승객 1명당 600유(약 88만원) 지급에 해당한다.
연이은 사고…진짜 문제는?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에서 지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LCC 항공사들의 항공기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LCC 업체들은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리스해 운영한다. 높은 리스 비용과 이자를 충당하기 위해 쉬는 항공기가 없도록 운항 스케쥴을 빈틈없이 짜놓는다. 모든 항공기가 운항에 들어가 여유 기재가 부족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해도 즉각 대응이 어렵다.
정비 인력 부족도 문제다. 티웨이항공 정비사는 지난해 기준 344명이다. 대한항공은 2661명이다. 항공기당 정비사로 치환할 경우 대한항공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가 17명이지만 티웨이항공은 11명에 불과하다. 5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에어프레미아는 대당 15명의 정비사가 있다.
티웨이항공 결함은 이전에도 다수 있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6월 결함이 발생한 자그레브행 항공기를 오사카행 항공기와 바꿔치기 했다. 빡빡한 일정과 대체 항공기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이를 두고 승객에게 지불할 배상금을 아끼기 위한 행동 아니었냐는 의혹도 나왔다.
이달 초에는 삿포로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기가 기체 결함으로 운항이 불가해 두 편의 항공기로 나눠 귀국 인원을 수송한 일이 있었다. 해당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은 출발 시각을 임의로 앞당겨 승객 불편을 야기했다.
티웨이항공에서 유독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로 급격한 노선 확대가 지목된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분배한 유럽 4개 노선을 신규 취항 중이다.
티웨이항공이 올해 말까지 취항해야 두 항공사가 통합 조건을 맞출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유럽 확장을 위한 자그레브 노선까지 겹치며 티웨이항공이 담당하는 노선은 급격히 늘어났다.
“더 큰 사고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돼”
티웨이에서 연일 결함으로 인한 지연 문제가 발생하자 누리꾼들은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진 않을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1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300번의 징후가 있고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일어난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이전에도 티웨이항공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는데 앞으로 큰 사고가 일어날지 걱정된다” “무리한 확장의 댓가를 치르는 중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광옥 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LCC는 항공기재와 정비 인력이 FSC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며 “결함·지연 사고를 막기 위해선 위 두 가지 요건(충분한 항공기재와 정비인력)이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