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태양광 동반 부진...2분기 연속 적자
'위기 돌파' 위해 3개 계열사 대표이사 물갈이
국내외 자금 조달로 부채비율 하향·투자 재원 마련

남정운(왼쪽부터)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 내정자, 홍정권 큐셀부문 대표 내정자, 김명현 여천NCC 대표 내정자 <한화>
남정운(왼쪽부터)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 내정자, 홍정권 큐셀부문 대표 내정자, 김명현 여천NCC 대표 내정자 <한화>

[인사이트코리아 = 손민지 기자] 한화솔루션이 중국의 공급과잉과 경기위축 등 업황 둔화로 화학과 태양광 실적이 동반 하락하면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타격을 입자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이 기간 순차입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늘었고, 부채비율도 38%p 높아졌다. 향후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할 사업부문의 주축인 만큼, 재무구조를 개선할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과 회사 측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분기 매출액은 2조6793억원, 영업손실은 10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2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직전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로, 이는 2018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신재생에너지·화학 수익성 동시 하락…대표 교체 승부수

태양광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상반기에만 영업적자 2771억원(2분기 918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케미칼 부문도 361억원(2분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한화솔루션의 2분기 순차입금은 10조40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8745억원)보다 두 배가량 커졌다. 부채비율도 185%로 38%p 높아졌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며 경영쇄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예년보다 1개월 이상 빠른 인사로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케미칼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남정운 여천NCC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남정운 내정자는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한화토탈에너지스 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화학사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이다. 여천NCC 공동 대표이사 보임 후에는 경영실적 개선 전략을 새롭게 제시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기존 범용 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통한 사업 개선 및 시장지배력 강화가 절실하다. 한화그룹은 “남 내정자의 세밀한 사업관리 능력과 강한 업무 추진력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는 홍정권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전략실장이 낙점됐다. 홍정권 내정자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한화그룹에서 제조, 연구개발(R&D)를 비롯해 사업기획, 전략, 인수합병(M&A) 등 폭넓은 직무 경험을 쌓았다. 홍 내정자가 국내외 조직에서 다양한 업무 분야를 맡으며 보여준 안정적인 관리 역량과 글로벌 리더십은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게 한화그룹의 판단이다.

홍 내정자는 그간 큐셀 부문이 성과를 보인 제조 중심 사업에서 에너지 생산‧유통‧파이낸싱의 복합사업 수행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천NCC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명헌 한화임팩트 PTA 사업부장이 유력하다. 김명헌 내정자는 NCC 공장운영 및 관리 분야에서 우수한 전문성을 보유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공장장 재임 시에는 공장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규사업 및 시너지 발굴 및 강화에도 적극 기여한 바 있다.

여천NCC는 글로벌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제조원가 개선 등 중장기 경쟁력 제고에 김 내정자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정확한 일정은 밝힐 수 없으나, 확정 인사는 이달 중 각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입 등 자금 조달 활발…美 보조금까지 총동원

한화솔루션은 회사채·대출로 2조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한화>
한화솔루션은 회사채·대출로 2조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한화>

한화솔루션은 회사채·대출로 2조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 처리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을 발행해 급격한 재무구조의 추가 악화를 피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자회사 한화큐셀 조지아가 유럽 은행 대주단을 통해 그린 신디케이티드론 7억달러(약 9727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내달에는 독일 자회사 Q에너지솔루션이 2억스위스프랑(약 3112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한다.

국내에선 사모 영구채 8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국내 주요 증권사와 영구채 주관 및 인수 계약을 교섭 중이다. 여기에는 영구채 만기는 30년으로 발행 3년 뒤 조기상환(콜옵션)할 수 있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연 1.3%포인트 올라가는 스텝업(금리상향 조정) 조항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 특징을 고려하면 2분기 기준 185%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170% 초반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큐셀 부문이 자금 지원을 받으며 숨통이 트였다.  큐셀 부문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현금화했다.

현재 한화큐셀 조지아는 태양광 관련 정책지원이 마련된 북미 시장을 거점으로 삼고 현지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8.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돌턴‧카터스빌)을 짓고 있다. 연내 준공 예정인 카터스빌 공장은 잉곳과 웨이퍼, 셀, 모듈까지 수직계열화된 통합생산단지다. 카터스빌 가동이 시작될 경우 연간 AMPC 보조금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3분기부터 신재생에너지는 미국 현지 수급이 풀리면서 모듈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고, 케미칼 부분에서도 폴리에틸렌(PE)을 포함해 일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대내외적 변수가 많아 흑자전환 시점을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올해 태양광 모듈 재고는 약 45GW로 지난해 미국 태양광 수요에 육박할 전망”이라면서 “미국의 AI 데이터센터향 태양광 설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동남아·한국·인도향 수입 감소, 신증설 프로젝트의 지연·철회 등으로 내년부터는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복구되고 가격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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