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 = 임혁 편집인] 

“한국 금융인 중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만한 인물은 누가 있을까요?”

10년 쯤 전 황영기 당시 금융투자협회장을 만나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황 회장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박현주’라는 답을 내놨다. “글로벌 자본시장에 대한 안목이나 투자를 결정하는 배포 면에서 박현주 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과 함께.

지난 3일 국제경영학회(AIB)가 ‘2024년 최고 경영자상’ 수상자로 박현주 회장을 선정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1982년에 제정된 이 상은 글로벌 경영인에게 주어지는 상 중 최고 권위의 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시아 금융인으로는 박 회장이 최초의 수상자다. 박현주 개인이나 미래에셋 회사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경사스러운 수상 소식이라 할 수 있다. 황 회장의 사람 보는 안목이 적중한 셈이기도 하다.

금융인으로서 박현주 회장의 이력은 ‘1호’라는 수식어의 연속이다. ‘나무위키’에 기록된 주요 내용만 살펴봐도 그렇다. ▲1997.08 전문 자산운용회사 미래에셋투자자문 설립▲1998.12 뮤츄얼펀드 박현주1호 출시▲2001.02 개방형 뮤츄얼펀드 출시▲2001.02 미래에셋증권 랩어카운트 상품 판매▲2003.12 해외 운용 법인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 설립▲2004.03 미래에셋증권 적립식펀드 출시▲2004.06 미래에셋증권 부동산펀드 출시▲2004.12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투자펀드(PEF) 출시▲2006.05 중국 본토 빌딩 투자▲2011.01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 홍콩증권거래소에 ETF 직접 상장▲2012.07 중국 합작운용사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 출범▲2018.11 미래에셋자산운용 중국 사모펀드 자격 획득▲2023.12 미래에셋증권,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 등등...일일이 열거하기 숨 가쁜 이 모든 이력에 ‘대한민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가히 한국 자본시장의 ‘파이오니어’라 칭할 만하다.

그렇다고 해서 박 회장이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고 투자에 실패해 고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단적으로 박 회장의 고향이 호남이라는 점과 창업 직후 DJ정권이 출범했다는 사실은 걸핏하면 정치적 구설의 근거가 됐다. 또 2007년 블라인드 펀드로 야심차게 출시했던 ‘인사이트 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악재를 만나 손실률이 무려 60%에 이르기도 했다.

이런 흑역사(?)를 겪으면서도 박 회장은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미래에셋그룹을 일궈냈다.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ETF 자산은 1250억달러(173조원)에 달해 전 세계에서 12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기자가 박 회장에게 주목하는 것은 이런 외형적 성취 때문만이 아니다. 박 회장의 활동 중에서 가장 눈길이 가고 기대되는 부분은 바로 ‘미래 인재 양성’이다. 그는 일찌감치 2000년 3월 본인의 이름을 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8년에는 배당금 전액 기부를 약속한 뒤 그 약속을 이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 돈이 사용되는 대표 사업 중 하나가 해외교환 장학사업이다. 2007년 시작된 이 사업으로 올해 3월까지 전 세계 50개국에 총 6963명의 장학생을 파견했다. 기자가 기대하는 것은 이들 중에서 나올 제2, 제3의 박현주들이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에셋’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임혁 편집인
임혁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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