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일제히 적자 기록하며 최악 성적표 받아
LCC 난립 출혈경쟁 심화…고환율 등 운영비 부담↑
통합 LCC 출범·M&A 앞두고 업황 개선 가능성 낮아

(상단부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항공기.<각 사>
(상단부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항공기.<각 사>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올해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년 말 혹은 내후년 초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과 인수합병(M&A) 등 대전환기를 앞두고 대내외적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아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CC, 3분기 실적 일제히 적자...고환율에 직격탄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분기 LCC 실적은 일제히 적자를 나타냈다 . 제주항공은 매출 3883억원, 영업손실 550억원, 당기순손실 6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4805억원에 비해 약 19%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65억원, 506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손실 규모가 1295억원에 달했다.

진에어도 같은 기간 매출 3043억원, 영업손실 225억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275억원으로 적자전환이다. 1~3분기 누계 손실 규모는 65억원이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영업손실이 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6배가량 급증했다. 매출액은 13.9% 늘어난 4498억원,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배에 달하는 1247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 역시 3분기 매출 1763억원, 영업손실 285억원, 당기순손실 504억원을 나타냈다. 역시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이다.

LCC업계 부진 원인은 명확하다. 지난 9월 파라타항공 출범으로 LCC가 9개로 증가한 게 큰 영향을 줬다. 항공권 가격이 ‘특가’ 경쟁으로 번지며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데다 고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고환율은 LCC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항공기 대여(리스)료, 유류비, 정비비 등 주요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업계 특성상 환율 상승은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72원으로 이번 주에만 10원 넘게 오르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LCC는 대형항공사(FSC)와 다르게 항공기를 구매하기보다 임차하는 경우가 많아 임차료와 정비비 등도 달러로 결제한다. 비용 부담이 큰 탓에 고환율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년 대전환기 앞두고 업황 개선 가능성 낮아

LCC업계는 내년 판도를 바꾸는 대전환기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과 함께 양사 LCC 계열사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한 몸이 된다. 3사 통합은 대형 LCC 탄생을 의미한다. 

또 진에어 통합으로 1위 자리를 뺏길 위기에 처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등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LCC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티웨이항공은 내년 1월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다. 하지만 대내외적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실적 악화는 장기화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업계는 고환율 장기화, 출혈 경쟁 등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LCC 자체적으로 단독노선 확보, 마케팅 비용 절약 등 노력을 통해 내년 대전환기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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