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 투자해 AI 도입…플랫폼 재편 본격화
이마트 체질 개선 사례…정용진式 경영 성과 기대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G마켓 살리기에 나선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마켓은 수년째 뚜렷한 반등을 만들지 못한 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G마켓 올해 3분기 매출은 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4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네이버 중심으로 재편된 영향이 크다. G마켓 내부에서는 오픈마켓 사업 구조 역시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G마켓은 실적 악화 출구를 해외에서 찾기로 방향을 잡았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세우고 해외 판매자와 기술을 플랫폼에 연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국내 판매자에게는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새롭게 출범한 JV 초대 이사회 주도권을 정 회장위 쥔다는 데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이 법인 초대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합작법인은 해외 판매자 확보, 해외직접구매(직구) 강화, 추천·검색 시스템 고도화 등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설계됐다.
G마켓은 투자 규모도 크게 확대했다. 회사는 내년에만 7000억원을 투입해 플랫폼을 개편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은 알리바바 AI 기술 도입에 배정했다. 3년간 AI에 3000억원을 투자하는 로드맵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거래액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 체질 개선 사례…‘본업 경쟁력’ 회복이 기준
G마켓에서 추진되는 글로벌 전환은 정 회장이 계열사 전반에서 강조해온 체질 개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정 회장은 그동안 본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 구조 정비를 핵심 원칙으로 삼고 계열사 재정비를 이어왔다. 대표 사례가 이마트다.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이마트 수장에 오른 뒤 수익성 개선 작업에 집중해왔다. 한편에서는 오프라인 유통 한계 돌파를 위해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정 회장 전략은 일단 성공적이다. 이마트 지난해 매출은 29조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71억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전년보다 940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1~3분기 모두 흑자를 유지했다. 특히 이마트 실적 견인 주역인 트레이더스는 3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정 회장은 최근들어 복합몰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중심에는 트레이더스 확장이 있다.
따라서 유통업계는 G마켓도 이마트와 같은 체질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주목한다.
신세계그룹은 “JV 이사회 의장을 정 회장이 맡는 것은 알리바바와 협업을 바탕으로 한 G마켓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정 회장은 JV가 국내외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