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AI 반도체 칩 수주…테슬라·애플 등 고객사 확보
TSMC 출신 마가렛 한 부사장 영입...TSMC ‘AI5’ 물량까지 확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 볕이 들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잇따라 수주 성과를 올리며 사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차보라이트 스케일러블 인텔리전스(Tsavorite Scalable Intelligence·이하 차보라이트)는 옴니프로세싱유닛(Omni Processing Unit·OPU)을 공개했다.

OPU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하나의 칩에 결합해 만든 차세대 AI 반도체다. 차보라이트는 이 OPU를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미터(㎚) 공정인 SF4X 기반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마가렛 한(Margaret Han)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차보라이트와 협력해 그들의 혁신적인 OPU를 우리의 첨단 SF4X 플랫폼 솔루션에서 구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부사장은 이어 “차보라이트 첨단 설계와 삼성 파운드리 선도적 공정 기술이 결합해 AI 컴퓨팅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새롭게 재정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뛰어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매 분기 1~2조 적자내던 삼성 파운드리 ‘훈풍’…부활할까

그간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수년간 조(兆)단위 적자를 내며 부침을 겪어 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매 분기 1~2조원 수준의 적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한다.

경쟁사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70.2%, 삼성전자가 7.3%로 나타났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3월 TSMC 출신 마가렛 한 부사장을 미국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영업 조직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한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따내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 7월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AI 반도체 칩 ‘AI6’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TSMC가 양산하기로 했던 ‘AI5’ 물량까지 일부 확보했다.

8월에는 애플과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로 추정되는 칩의 설계 및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폰의 눈’으로 불리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또 국내 AI 팹리스 기업 딥엑스, 자율주행 반도체 기업 암브렐라, 일본 AI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FN) 등에서 2㎚ 칩 생산 주문을 받았다. 이 외에 미국 AI 프로세서 스타트업 아나플래시와 28㎚ 공정을 활용해 AI 기기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 파운드리 2㎚는 수율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 회복과 업황 강세가 맞물려 강한 실적 성장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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